시 마을

늘, 혹은 때때로 /조병화

金 敬 峯 2007. 10. 30. 20:47
 

 

 
늘, 혹은 때때로 

                                 조병화 
늘, 혹은 때때로 
생각나는 사람이 있다는 건
얼마나 생기로운 일인가  
늘, 혹은 때때로 
보고 싶은 사람이 있다는 건 
얼마나 즐거운 일인가 
카랑카랑 세상을 떠나는 
시간들 속에서 
늘, 혹은 때때로 
그리워지는 사람이 있다는 건 
얼마나 인생다운 일인가 
그로 인하여 
적적히 비어 있는 이 인생을
가득히 채워가며 살아갈 수 있다는 건 
얼마나 고마운 일인가 
가까이, 멀리, 때로는 아주 멀리 
보이지 않는 그곳에서라도 
끊임없이 생각나고 보고 싶고 
그리워지는 사람이 있다는 건 
얼마나 지금, 내가 
아직도 살아 있다는 명확한 확인인가

Faint Memory - Claude Choe   

 

출처 : Morning Calm  |  글쓴이 : Morning Cal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