짧은 글

겨울잠

金 敬 峯 2009. 1. 5. 23:04

 

 

 

 

 

 

 

 

 

 

 

 

 겨 울 잠 / 김경봉

 

나무들이 겨울잠을 자려하고 있다.

거추장스러운 것들은 다 털어버리고

새 날을 꾸려갈 것들만 몸속에 꼭꼭 채워 넣고

잠들 준비를 하고 있다.

 

사람도 힘이 들면 겨울잠을 자면 안 될까?

한숨 푹 자고 툭툭 털고 일어날 수 있는 것이었으면

그렇게 새롭게 시작할 수 있는 것이었으면

그렇게 꿈꾸듯이 슬픈 계절은 지나가 버리는 것이었으면

 

창밖엔 벌써 찬바람이 다가와 있다.

올 겨울은 꿈꾸듯이 나무처럼 겨울잠을 잤으면 좋겠다.

세상의 짐, 상처 입은 마음은 털어버리고

슬픈 마음, 미움은 잠재우면서

봄을 꿈꾸며 겨울잠을 잤으면 좋겠다.

 

copy-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