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마을

원태연의 시 2편 / 부기도문 / 과소비

金 敬 峯 2007. 7. 24. 14:49
  
 
 

<부기도문>


      가진 건 돈뿐이신 우리 아버지시여

      숨기고 계신 땅을 계속 불리사

      투기에 임하시옵고

      친구가 외제차를 수입함과 같이

      제게서도 이루어지이다

      오늘날 쓰다 지칠 돈을 주시옵고

      제가 애인에게 다른 애인을

      안 걸리듯 아버지도 어머니 눈치 좀 보시옵고

      제가 무슨 짓을 해도 신경쓰지 마시옵고

      다만 법에서만 구하시옵소서

      땅과 빽과 쾌락이

      아버지와 제게 영원히 있사옵니다


      돈도


      <과소비>


      시원한 음료수

      아니 차가운 맥주

      타고 다닐 자동차

      아니 외제 스포츠카

      부드럽고 긴 머리

      아니 얼굴에 어울리는 머리 스타일

      먹고 살 만한 은행 잔고

      아니 쓰다 쓰다 남을 통장

      혼자 살 만한 아파트

      아니 2층 짜리 빌라

      인정받을 만한 지식

      아니 그들을 사용할 능력

      그 다음

      이 모두를 함께 누릴

      사랑하는 여자

      아니, 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