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마을

간격 / 안도현

金 敬 峯 2007. 10. 3. 12:00
 

 


간   격

                      안도현

 

 

숲을 멀리서 바라보고 있을 때는 몰랐다

나무와 나무가 모여

어깨와 어깨를 대고

숲을 이루는 줄 알았다

나무와 나무 사이

넓거나 좁은 간격이 있다는 걸

생각하지 못했다

벌어질 대로 최대한 벌어진

한데 붙으면 도저히 안 되는,

기어이 떨어져서 서 있어야 하는,

나무와 나무 사이

그 간격과 간격이 모여

울울창창(鬱鬱蒼蒼)숲을 이룬다는 것을

산불이 휩쓸고 지나간

숲에 들어가 보고서야 알았다

 

 

 

 

 

 



misty morning

 

( 출처 : 블로그>Morning Cal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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