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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기도

金 敬 峯 2007. 11. 12. 21:52

아름다운 기도 / 정채봉


피천득 선생님의 글에 이런 대목이 있다.

“무릅을 꿇고 고요히 앉아 있는 것도 기도이다.”

“브루흐의 <콜 니드라이>와 바다르체프스카의 <소녀의 기도>는

음률로 된 기도이고, 엘 그레코의 <산토 도밍고>나

밀레의 <만종>은 색채로 이루어진 기도이다.


나는 언젠가 저수지 방죽에서 소를 먹이고 있던 소녀가 천천히

흘러가는 흰구름을 향해 팔을 흔들고 있는 것을 본적이 있는데,

그것도 아름다운 기도라고 생각하였다.


나는 또 길가의 꽃나무에 물을 주는 것도 기도라고 생각하고,

나비 한 마리를 살려주는 것도 기도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아이들이 뛰노는 놀이터에서 돌멩이 하나를 치우는 것도

하나님께서 좋아하시는 기도라고 생각한다.


타고르의 시에 이런 구절이 있다.

“나로 하여금 험악한 가운데에서 보호해 달라고 기도할 것이

아니라 그 험악한 것들을 두려워하지 말게 기도하게 하소서.

나의 괴로움이 그치게 해달라고 빌것이 아니라

내 마음이 그것을 정복하도록 기도하게 하소서.“


나는 내 기도의 마지막을 이렇게 맺으려 한다.

“……우리가 저 눈 같은 순백한 당신의 자식임을

한시도 잊지 않게 하소서.”


‘처음의 마음으로 돌아가라’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