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네가 어떤 삶을 살든 나는 너를 응원할 것이다
/ 공지영
그래 엄마는 아직도 자라고 싶다.
더 높고,
더 깊고,
더 따뜻하고,
더 투명하며 단순한
세계로 가보고 싶어.
물론 그런 나라는
지구상 어디에 있는 것이 아니니
엄마의 마음 속에 있겠지.
풀잎마다 천사가 있어 날마다 속삭인다.
자라라, 자라라.
붙박여 있기만 한 삶도
떠돌기만 하는 삶도 실은
그 뿌리는 같다.
그것은 두려움과 무책임이다.
매일 내딛는 한 발자국이 진짜 삶이라는 것을..
별들은 믿을 수 없을 만큼 고요하다.
지상에 붙박힌 우리들은 이토록 시끄러운데.
나는 항상 어딘가에 출석해야 하고,
언제나 연락 가능해야 하고
어떤 질문에 대해서든
늘 답변이 준비되어 있어야 하는
그 모든 삶으로부터
떠나야 했다.
내적으로 진정한 고요를 찾은 이는
굳이 사막에 가지 않고도
완벽한 고독 속에서
자신을 돌아볼 수 있다.
무엇인가에 표상을 투사하는
너의 배후는 무엇이니?
네 속에 없는 것을
네가 남에게 줄 수는 없다.
네 속에 미움이 있다면
너는 남에게 미움을 줄 것이고,
네 속에 사랑이 있다면
너는 남에게 사랑을 줄 것이다.
네 속에 상처가 있다면
너는 남에게 상처를 줄 것이고,
네 속에 비꼬임이 있다면
너는 남에게 비꼬임을 줄 것이다.
네가 사랑하는 사람이 있다면
그는 어떤 의미든 너와 닮은 사람일 것이다.
자기 속에 있는 것을 알아보고
사랑하게 된 것일 테니까.
만일 네가 미워하거나
싫어하는 사람이 있다면
그는 너와 어떤 의미이든 닮은 사람일 것이다.
네 속에 없는 것을 그에게서
알아 볼 수는 없을 테니까 말이야.
하지만 네가 남에게 사랑을 주든,
미움을 주든,
어떤 마음을 주든 사실,
그 결과는 고스란히 네 것이 된다.
이 사실을 깨닫게 되면 말 한마디
시선 하나가 두려워진다.
정말 두려워져...
.
- .
블로그 > 꿈꾸는 정원에서(글쓴이 희라) 에서 옮겨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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