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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뚜기 부부

金 敬 峯 2009. 5. 12. 13:58

 메뚜기 부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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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 메뚜기 사진에서 어떤 메뚜기가 암놈이고 숫놈일까?
예상과는 달리 덩치큰 메뚜기가 암놈이다.


남편을 등에 업고 사랑을 나누는
메뚜기 부부가 무척 당당해 보인다.
나도 저렇게 숫메뚜기처럼 와이프한테 업혀봤으면...ㅋ~
저 메뚜기들은 부부싸움도 생전 안할 것 같다.


부부싸움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고 보니
문득 영국의 빅토리아 여왕의 이야기가 생각난다.
오늘은 물 건너 멀리 남의 집 부부싸움 이야기나 좀 할까한다.


여왕이 어느 날 남편인 앨버트와
사소한 일로 말다툼을 했더란다.
부부지간엔 조그만 일에 더 맘 상하는 법...
여왕의 바가지에 남편은 몹시 흥분하였지만,
상대가 아내라 하더라도 여왕인지라 남편 앨버트는
흥분을 억누르고 자기 거실로 가버렸다.


여왕은 늘 열등감에 사로잡혀 있는 남편에게
너무 심하게 바가지를 긁은 것을 후회하기마련...
그래서 사과하려고 남편의 거실로 찾아갔지만
남편의 거실 문은 굳게 닫혀 있었다.
여왕은 조용히 문을 노크했다.


"누구시오?"


남편의 목소리는 가라앉아 있었다.


"여왕입니다."


여왕은 부드러우면서도 위엄있는 어조로 대답했다.
화가 안 풀리는 데 어떻게 문을 열어주나...
아무런 반응도 없었다.


남자가 쪼잔하게시리 아내가 바가지를 좀 긁었기로서니
아직도 화가 풀리지 않았나 해서
여왕은 다시 흥분하기 시작했다.


"좋게 말할 때 문 열어요~!"


여왕이 날카롭게 명령조로 말했다.
그러나 방안에서 다시 되돌아온 말은 역시...


"누구요?"


전과 다름없이 착 가라앉은 목소리였다.


"영국 여왕입니다~"


빅토리아 여왕은 자기의 위엄있는 말투로 인해
이번에는 문이 열리리라고 생각했으나
역시 문은 열리지 않았고,
방안에서는 부스럭거리는 소리도 나지 않았다.


이 남자가 남 몰래 울면 어쩌나?
여왕은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그러나 생각해 보니
여왕의 명령에 복종하지 않을 수도 있는 유일한 사람,
그가 바로 자신의 남편이라고 생각하니
흥분이 차츰 가라앉기 시작했다.


"열어주세요... 저예요... 당신의 아내예요."


여왕이 다정하게 말하자 문은 스르르 열리더란다...


그렇다.
부부간에 자존심만 세워 각을 세워봤자 서로 손해다.
자기 자신을 먼저 낮출줄 아는 사람이 고수다.
이렇듯 하찮은 메뚜기 부부에게도 배울 점은 있다.
 

 

-옮김- 

 

 

수족관.JPG

Kissing You / Des'ree 

 

─━☆비평가와네티즌이 선정한 한국베스트명시모음☆─━

출처 : 열 린 바 다  |  글쓴이 : 조영인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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