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마을

이순간 / 피천득

金 敬 峯 2007. 8. 9. 01:14
 


이 순간 내가
별들을 쳐다 본다는 것은
그 얼마나 화려한 사실인가

오래지 않아
내 귀가 흙이 된다 하더라도


이 순간 내가
제 9 교향곡을 듣는다는 것은
그 얼마나 찬란한 사실인가

 

그들이 나를 잊고
내 기억속에서
그들이 없어진다 하더라도


이 순간 내가
친구들과 웃고 이야기 한다는 것은
그 얼마나 즐거운 사실인가

 

두뇌가 기능을 멈추고
내가 손이 썩어가는 그 때가 오더라도


이 순간 내가
마음 내키는 대로 글을 쓰고 있다는 것은
허무도 어찌 하지 못할 사실이다 

(블로그 > 두레박 에서옮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