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마을

백치 애인 / 신달자

金 敬 峯 2008. 9. 15. 10:11


        백치애인 / 신달자 나에게는 백치애인이 있다 그 바보됨됨이가 얼마나 나를 슬프게 하는지 모른다 내가 얼마나 저를 사랑하는지 모른다 별볼일 없이 정말이지 우연히 저를 만날까봐서 길거리의 한 모퉁이를 지켜 서서 있는지를 그는 모른다 제 단골다방에서 다방 문이 열릴때마다 불길같은 애수의 눈물을 쏟고 있는지를 그는 모른다 또는 시장 속에서 행여 어떤 곳에서도 네가 나타날수 있으리라는 착각 속에서 긴장된 얼굴을 하고 사방을 두리번거리는 이 안타까움을 그는 모른다 밤이면 네게 줄 편지를 쓰고 또 쓰면서 결코 부치지 못하는 이 어리석음을 그는 모른다. 아무것도 모른다 적어도 내게 있어서는 그는 아무것도 볼수없는 장님이며 내 목소리를 듣지 못하는 귀머거리며 한 마디도 하지 않으니 그는 벙어리다 바보애인아.
       

      ─━☆비평가와네티즌이 선정한 한국베스트명시모음☆─━

       

      출처 : 카페 열린 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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