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마을2

남강 근처 / 이정용

金 敬 峯 2009. 1. 25. 08:41

    남강 근처 / 이정홍 가만히 눈을 뜨고 촉석루를 쳐다본다. 슬픈 비사秘史 가리듯이 내려앉는 산 그림자 피 묻은 의암 언저리 비봉산도 다가선다. 밤의 뒷문 소리 없이 잠긴 빗장 설핏 풀어 강물 위엔 수천 불빛 비늘처럼 일어나서 금물결, 논개가 끼던 가락지로 반짝인다. 나의 살, 나의 뼈에도 눈물겨운 말이 돋고 그토록 오랜 세월 불씨 안고 지켜온 성 임진년 그 장렬함이 이끼처럼 돋아난다. 제 가슴 회초리 치는 저 강물소리 아득하다. 무희의 흔들리던 손대 끝 댓잎처럼 귀 닳은 역사책 속의 밤바람이 차갑다. - 2009 경남일보 신춘문예 시조부문 당선작 -

─━☆비평가와네티즌이 선정한 한국베스트명시모음☆─━

출처 : 열린바다 글쓴이 : 조영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