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말통신

서툰 기도

金 敬 峯 2009. 2. 15. 20:04
 
 

서툰 기도

 

저를 이 자리에 오게 한 분에게

오늘은 잠들기 전에 꼭

여쭈어 보아야 하겠습니다.

 

이번에는 무슨 일을

어떻게 맡기시려는지요.

지금까지는 저 혼자 생각으로

힘들고 괴롭기는 하였어도

지나고 나니 재미있었습니다.

살아있는 것 같았습니다.

 

 

 

 

 

미리 이야기 해주시면 재미없겠지요.

 

그 동안 골고루 경험할 수 있게 해주셔서 고맙습니다.

이번에도 제가 감당할 수 있을 만큼 일을 주세요.

지금까지 한 일은 일이랄 것도 없지요.

제가 혼자서 북치고, 장구치고 하였으니까요.

생각해보니 저를 위한 일만 하면서

남을 원망도 하고 슬퍼도 하며 살았습니다.

무슨 큰일이나 하는 것처럼 혼자 가슴 졸였습니다.

저하나 마음 접으면

정말 아무것도 아닌 일들이었습니다.

 

생각해보니 저도 위하고

남도 위하는 일이면 더 좋겠어요.

기왕이면 세상에 왔는데

남들과 관계되는 일도 해야 하지 않을까요.

떠나기 전에 조금이라도 세상을

아름답게 꾸미고 가고 싶어요.

한 귀퉁이라도 예쁘게 꾸미면

누군가 살며시 웃어주지 않을 까요.

 

참, 다른 사람들을 웃게 해주어야겠어요.

남들과 같이 웃으며 살 수 있는 일을 주세요.

감동의 눈물이라면 모를까

눈물을 보면 저도 눈물이 나거든요.

같이 울 수 있어도 좋겠어요.

혼자 울어보니 너무 처량한 생각이 들었어요.

 

저도 배가 고파서

이것저것 가려서 일할 처지는 아니지만요.

그래도 제 얘기를 들어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제 생각은 여기까지만 하겠어요.

세상을 뜻하신 대로 움직이시는 분이시라면

주인의 뜻을 거역할 수는 없으니까요.

제게 작은 선택의 기회만 주시고

당신의 뜻대로 하셔도 됩니다.

 

09/02/15 김경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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