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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20대 당신은 왜 불안하십니까?

金 敬 峯 2010. 4. 13. 06:16

 해봄 대한민국 20대여, 당신은 왜 불안하십니까?

 


 대학생 K씨는 집에서 가만히 책도 보고 TV도 보고 가족들과 담소도 나누고, 평온한 시간을 보내고 있습니다.

그런데 불안합니다. 자신이 이렇게 쉬고 있는 시간에도, 다른 사람들은 자기 계발을 위해 한없이 노력하고 있을 것 같습니다. 불안해진 K씨는 뭐라도 해보자 토익 학원을 등록합니다. 끄적끄적 토익 공부를 하지만, 역시 또 불안합니다. 이거 요새 토익은 잘 보지도 않는다는데, 남들은 토익 끝내고 토익 스피킹까지 준비하고 있을 것 같은데, 나는 아직도 토익 공부중이라니. K씨는 이런 저런 커뮤니티에 들어가, 대외활동을 찾아봅니다. 열심히 시험도 보고 면접도 봐 대외활동을 하는 K씨. 그러나 역시 또 불안합니다. 이거 하면 취직할 때 알아주긴 하는 건가, 이런 거 할 시간에 차라리 고시 공부하는 게 맞는 건 아닌가. 실패하면 어떡하지. 또 불안합니다.

 

 그렇습니다. K씨와 같은 사람들은 수두룩합니다. 이를 해도 못 미덥고, 저를 해도 불안하고. 사실, 고백하건대 저도 그렇습니다. 이 기사를 쓰게 된 계기도 바로, 나는 왜 불안한가라는 의문에서 비롯된 것이었죠. 나는 분명히 순간순간에 치열한 것 같은데, 왜 제 길을 가고 있는지 항상 불안한 것인지. 20대는 청춘이라 말하면서도 왜 항상 푸르지 않은 것인지, 저는 궁금했습니다.

 

 

우리들은 책도 읽고, 뉴스도 보고, 신문도 읽고. 세상을 살펴보았습니다. 그런데 세상에, 불안은 20대의 코드(code)와도 같았습니다. 심지어 어떤 교수는 '20대는 겁에 질려있다' 라고 말하기도 하고, 20대를 "공한족"이라고 일컫기도 했습니다. 공한족(恐閑族)은 바로 한가한 것을 두려워 한다는 입니다. 바로 한가하게 시간이 비어있는 것을 두려워하는 20대를 나타내는 말이었죠.

 

 

 '불안'으로 장사한다?  

 

 

우리들은 서점으로 달려갔습니다. 서점에서 역시 제일 입구에 있는 책은 바로 자기계발서. 어떻게 말하면 '불안'을 가지고 장사한다고 볼 수도 있는 수백 수천 종의 자기계발서 서적이 우리를 반겨주었습니다. 또한 베스트셀러 중에서도 상당량이 자기계발서임을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저는 내친 김에 한 번 검색창에 '20대'가 들어간 책을 검색해보았습니다. 그런데..........................

 


여러분도 한 번 검색창에 20대를 검색해보시기 바랍니다. 20대, 하라는 게 한 두가지가 아니더군요. 공부도 하고, 창업도 하고, 영어상식도 키우고, 세계무대도 서보고, 펀드투자도 하고, 인맥도 넓히고, 스펙도 넓히고 심지어 내 집 마련까지......  하라는게 이렇게 많은데 불안하지 않을 수가 있나요. 20대만 검색해도 이 정도라면 '불안'이 20대의 코드라고 봐도 되지 않을까 싶었습니다.

 

 

 

이 표에서 보면, 20대 대학생이 대학 생활에서 가장 우선시하는 가치는 ‘인간관계’였습니다. 다음으로 20대가 가장 우선시하는 가치는 바로 학점·영어점수 등과 같은  스펙 이었습니다. 자신의 교양이나 취미, 사회참여 활동이나 아르바이트보다 더 중요시하는 가치가 스펙이라는 것이죠. 이 밖에도, 많은 20대가 고시나 공무원시험으로 몰리고 있고, 교대의 입학 점수가 날이 갈수록 높아지는 현상도 있지요. 이러한 현상과 수치가 나타내는 것은 무엇일까요.

 

그렇습니다. 20대는 불안합니다. 그런데, 도대체 20대는 불안한 것일까요.

저 해봄이와 블랙키, moroi는 그것이 궁금했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직접 20대에게 얘기를 들어보고자, 거리로 나섰습니다.

 

 

  거리 인터뷰: 당신은 왜 불안하십니까?  

 

 

 20대는 불안하다    

 

거리에서 만난 모든 20대는 다 불안해하고 있었습니다. 제대 후, 동기들과 벌어진 격차에 불안해하고 있는 복학생. 건강이 좋지 않아서 남들에 비해 불리하지 않을까 생각하는 대학생. 졸업 이후 겪게 될 취업난에 불안한 4학년 여대생. 혼자 생활하게 돼서 스스로 독립하는 것이 불안한 대학 초년생.

 

20대의 불안의 요소는 참으로 다양하였습니다. 그러나 그들의 불안에는 하나의 공통요소가 있었습니다. 복학생이든, 여대생이든, 대학 초년생이든 그들이 불안한 이유는 바로 '불확실성' 때문이었습니다.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 앞으로 자신의 인생이 어떻게 흘러갈지 모른다는 불확실성. 애인과의 관계가 어떻게 변화할지 모른다는 불확실성.

20대의 불안은 바로 이 불확실성에서 비롯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아직 대학생이라는 신분을 가지고 있기는 하지만, 졸업하게 되면 이 신분을 잃게 되고 소속이 없는 백수로 전락할지도 모르기 때문에. 그렇다고 마땅한 수입이 있는 것도 아니라서 자신의 삶을 영위할 수 없기 때문에. 또한 따뜻한 부모님의 품에서 막 벗어날 시기이기 때문에 혼자 남겨졌다는 불안정성 때문에. '20대'는 이러한 이유 때문에 불안해하고 있었습니다.

 

 

 20대의 불안, 피할 수 없다면 즐겨라!  

 

이렇게 불안해하는 20대를 보고 참 많은 생각이 들었습니다. 저와 블랙키, moroi도 역시 불안해하고 있는 20대에 지나지 않습니다. 그러나 불안 전문가들과 책으로 소통하고, 20대들과 직접 소통하고, 20대의 불안에 대한 자료를 수집하고. 저희는 이러한 과정을 거치며 느끼는 것이 있었습니다. 그래서 이 기사를 읽는 모든 분께 해드리고 싶은 몇 가지 이야기가 있었습니다.

 

하나: 불안한 건, 네가 잘못해서가 아니다.

 

아침에 아버지가 아끼는 도자기를 깨뜨리고 학교에 온 어린이가 있습니다. 이 어린이는 학교에서 내내 불안합니다. 집에 들어가면 아버지에게 분명히 혼날텐데. 집에 가는 발걸음은 무겁기만 하고, 내내 머리 속에는 도자기만 가득 차 있습니다.

이 도자기를 깨뜨린 어린이가 불안한 이유는 잘못한 게 있어서지요. 그러나 이 어린이와 달리, 대한민국 20대가 불안한 이유는 절대로 무언가를 잘못해서가 아닙니다. 불안함의 근원은 바로 불확실성, 즉 아무것도 정해진 것이 없기 때문이지요. 불안하다고 자신이 무언가를 잘못한 것만 같다는 생각을 버려야 한다는 것이죠. 당신이, 그리고 우리가 잘못해서가 아닙니다. 때문에, 불안감을 자신이 잘못한 것처럼 감출 필요가 없습니다.

 

둘: 우리 모두가 불안하다.

 

한 소년이 눈에 안대를 감고 달리기를 하고 있습니다. 숨이 턱까지 차오릅니다. 옆에 친구들과 함께 시작했는데, 나만 뒤쳐지는 게 아닌가 생각합니다. 결국 자신이 분명 꼴찌일 것이라 생각하고 불안해합니다. 그러나 안대를 풀어보니 다른 친구들 모두가 자신과 함께 뛰고 있습니다.

다른 사람들은 준비도 많이 되어 있는데, 자신만 해놓은 게 없어서 불안한 게 아닌가 싶습니다. 다른 사람들은 잘 해내고 있는 것 같은데, 혼자 불안하기 그지없습니다. 그러나 우리 20대는 누구나 불안합니다. 완벽해 보이는 내 주위 사람들도 누구나 불안한 것은 마찬가지입니다. 우리 모두가 불안한 것을 인지할수록 나의 불안함을 작아집니다. 또한 자신의 불안함도 남들에게 더욱 쉽게 털어놓을 수 있습니다.

  

모든 20대가 불안하다면, 결국 불안을 피하기는 힘든 것 같습니다. 이렇게 피하기 힘들다면 결국은 즐겨야 하는 것이 맞는 게 아닐까요. 그런데 참 막연합니다. 불안을 어떻게 즐기란 말일까요. 20대의 불안이 불확실성 때문이라면, 어떻게 불확실한 것을 즐길 수 있는 것일까요. 기사를 마치기 전에, 누구나 아는 사실일지도 모르지만 이 말을 꼭 하고 싶습니다.

 

"불확실성은 또 한편으로 열려있는 가능성이다."

 

미래가 불안하다고 생각하지 말고, 가능성이 무한하다고 생각해 보는 것은 어떨까요. 마냥 미래에 대한 불안해하기 전에, 아직까지도 활짝 열려있는 자신의 꿈을 되새김질해보는 것은 어떨까요. 불안해서 쌓는 스펙은 쌓아도 쌓아도 불안할테지만, 꿈은 쌓고 쌓으면 조금은 더 꿈에 가까워질지도 모르니까요. 지금까지, 스펙보다 경험이나 꿈 쌓고 살고 싶은, 해봄 이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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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삼성에서 옮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