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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깨 통증 “오십견이려니”… 섣부른 예단 금물

金 敬 峯 2012. 2. 21. 04:24

어깨 통증 “오십견이려니”… 섣부른 예단 금물

국민일보|입력2012.02.20 18:51

직장인 김모(52)씨는 요즘 쉽게 잠을 이루지 못한다. 어깨가 심하게 아파서다. 날씨가 추워 하루 종일 목과 어깨를 움츠린 채 지내는 날이 많아지면서 회사에서도 끙끙 앓기 일쑤다. 김씨는 나이 탓이 아닌지 의심하고 있다. 이렇듯 팔을 위로 올리기 어렵다거나 어깨가 무지근하게 아플 때 40대 이후 성인들이 가장 먼저 떠올리는 것은 '혹시 오십견?' 하는 생각이다. 그러나 어깨 통증을 호소하는 사람 중 정작 오십견 진단을 받는 경우는 5% 안팎에 불과하다. 특히 한파가 잦은 겨울철에 느끼는 어깨 통증은 오십견보다는 근막통증 증후군과 같은 다른 문제 때문일 가능성이 높다.

◇추우면 왜 어깨가 더 아플까=우리 몸은 외부 온도가 낮은 겨울철엔 체열의 발산을 막기 위해 근육과 피부가 움츠러들어 근육통이 발생하기 쉽고, 자율신경기능까지 저하돼 통증을 더 쉽게 느끼는 경향이 있다. 이 상태가 반복되면 근막통증 증후군으로 진행하게 된다.

안양 튼튼병원 관절센터 설의상 원장은 "근육이 계속 긴장상태에 놓일 경우 산소 결핍에 의해 근육이 단단하게 뭉치면서 통증을 일으키게 된다"며 "주로 어깨 근육과 근육 사이에 있는 얇은 근막 부위에 발생하는 것이 특징"이라고 말했다.

이른바 어깨 근막통증 증후군은 주로 날개 뼈 아랫부분, 즉 목과 어깨가 만나는 곳에서 발생한다. 어깨 뒷면을 따라서 통증이 뻗치기도 하고, 잠을 잘 때 근육이 뭉쳐 있는 부위(압통점)가 이부자리에 닿게 되면 통증을 느낀다. 압통점을 찾아 세게 누르면 자지러질듯이 아픈 것이 특징이다.

이런 근막통증 증후군은 주로 사무직 종사자나 학생들처럼 고정된 자세를 취하는 사람들에게 많이 발생한다. 어깨를 앞으로 빼거나, 목을 구부정하게 숙이는 자세를 오래 취하면 근육이 경직되고 혈액순환이 저하되기 때문이다. 근막통증 증후군은 초음파와 전기 자극 등 물리치료만으로 대부분 좋아진다. 그러나 심할 때는 압통점에 주사를 놓아 경직된 근육을 풀어주는 치료가 필요하다.

◇어깨 회전근개 파열도 주의해야=추위와 스트레스로 인해 한껏 경직된 근육을 충분히 풀어주지 않고 무리하게 움직였다가 어깨 문제가 더 커지는 경우도 있다. 바로 40∼50대 중년층에 흔한 '회전근개 파열'이란 어깨 질환이다.

회전근개는 어깨를 위로 들어올리는 역할을 하는 근육과 힘줄이다. 갑자기 팔을 어깨 위로 들어올리거나 휘두르는 동작, 무거운 것을 나르는 동작을 취할 때 회전근개가 어깨관절 사이에 끼여 찢어질 수 있다. 회전근개가 파열되면 어깨 앞쪽에서 갑자기 날카로운 통증을 느끼게 된다. 또 팔을 들면 어깨가 아파서 60도 이상 들 수도 없게 된다.

집 앞에 쌓인 눈을 치우거나, 빙판에서 낙상으로 미끄러져 바닥을 짚을 때, 충분한 스트레칭 없이 수영이나 실내 야구 같은 스포츠를 즐길 때 흔히 발생한다. 굳어 있던 어깨의 운동 반경이 갑자기 커지기 때문이다. 더불어 무거운 짐을 반복해 들어올리는 근로자, 택배업 종사자들도 조심해야 한다.

회전근개에 급성 염증이 생겼을 땐 소염제를 복용하거나 스테로이드계 약물을 주사하는 방법으로 치료한다. 염증이 만성화돼 있는 상태에선 외부에서 초음파 충격을 가해 새 조직의 재생을 돕기도 한다. 제일정형외과병원 어깨팔꿈치클리닉 금정섭 박사는 "손상 정도가 심해 회전근개가 완전히 찢어졌을 때는 관절경을 이용, 끊어진 근육을 봉합해주는 수술을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어깨의 긴장을 풀어주려면 무엇보다 보온에 신경을 써야 한다. 추운 날에는 가급적 목도리를 둘러 어깨와 목 부위 근육의 긴장을 완화시키도록 한다. 아울러 바깥 활동에 나서기 전 충분한 스트레칭을 통해 어깨 관절 주위 근육을 풀어주는 것도 중요하다. 팔을 아래로 내려뜨린 상태에서 어깨만 앞뒤로 10번씩 돌려주는 게 요령이다. 등 뒤에서 양손을 맞잡고 천천히 숨을 내쉬는 동작도 도움이 된다.

이기수 의학전문기자 ksle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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