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마을2

감자 / 박형진

金 敬 峯 2013. 9. 7. 11:06

 

감자

박형진

 

감자 심다 날고 뭉기적 뭉기적

마누라

엉덩이 내리고 오줌을 눈다.

 

어이, 어이, 이봐

저 산 위에서 누가 보면 어쩌려고 그래?

 

나는 호들갑 손가락질 하는데

낯 두꺼워진 마누라 한다는 소릴 봐라

아, 내 밭에다가 내가 거름도 못줘?

 

그래 맞다 맞아

누가 보든 말든

내 밭에다 눈다는데 언놈이 상관이람

 

골마리 부시럭 부시럭

나도 그 자리 뻗대고 서서

오줌을 눈다.

 

개나리 피어서 웃든 말든

 

(시집 <콩밭에서> 중 시 '감자' 전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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