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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정한 유산

金 敬 峯 2014. 7. 24. 06:58

 



사람이 생을 마감한 뒤 남는 것은 ‘쌓아온 공적’이 아니라 ‘함께 나누었던 것’입니다.
 -미우라 아야꼬 (일본 소설가 1922~1999)


소설 <빙점>으로 유명한 일본 여성작가 미우라 아야꼬가 남긴 유언이다. 

그녀는 독실한 크리스천 주부였다. 

남편의 수입이 변변찮아 구멍가게를 열었는데 친절하고 정직하게 물건을 팔아 손님이 많아졌고, 

급기야 하루 종일 가게에 매달릴 정도로 고객이 쇄도했다. 


하루는 퇴근한 남편이 말한다. 

“우리 동네 다른 가게들은 이제 손님이 거의 없대. 

저 건너가게는 아예 문을 닫아야 할 것 같다더군.”


이 말을 들은 미우라는 당장 파는 물건의 종류를 줄였고 

손님들이 찾아오면 이렇게 말했다.

 “그 물건은 건너편 가게로 가시면 살 수 있습니다.”


 그 후 바쁜 가게 일에서 시간여유를 찾게 되자 미우라는 독서에 빠질 수 있었고,

 마흔 두 살에 불후의 명작 <빙점>을 썼다. 


나 죽어 남는 것이 있다면 남에게 주었던 것이 아닐까. 

타인들은 세상에 없는 나를 무엇으로 기억할까. 

나에게 유익한 일은 오직 자신만이 실감할 수 있지만 

타인에게 베풀고 타인을 도우려 했던 일은 타인들이 두고두고 기억하고 칭송한다. 

그것이 진정한 유산일 것이다.


- 김용길 기자, '마음을 편집하고 산다는 것'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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