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쿼드 블리스’라는 사이트가 있는데, 쿼드는 사지 마비 장애인을 말해요.
블리스(bliss)는 축복 아닙니까. 마이크 보어라는 사람이 글을 쓰던 사이트예요.
학교도 제대로 못 나오고 허드렛일을 하던 사람인데 루게릭병에 걸린 다음에
대체 소통기구를 이용해 한 자 한 자 찍어서 글을 썼어요.
얼마 전에 죽었더라구요. 제가 좋아하는 글귀가 있어요.
더 리버(The rever) 강.
인간의 경험은 강에서 뗏목을 타는 것과도 같다.
큰 장애물이 나타나면 열심히 노를 저어 그것을 피한다.
그랬을 때 “맞아, 내가 하기 나름이야. 잘했어, 한 건 했네” 하면서 자신감을 갖지요.
하지만 웃기는 소리 하지 마시라. 강이 네 인생을 좌우하는 거야.
네가 험한 길을 갈지 평탄한 길을 갈지, 그 강에 얼마나 많은 장애물이 있을지,
강의 모양이 어떻게 생겼고 물살은 어떻고,
강 끝에 어떤 바다에 이르게 되는지는 강이 결정하는 거지 네가 결정하는 게 아니야.
네가 할 수 있는 것은 주어진 강을 따라 가는 것이고,
타고 가면서 즐기는 수밖에 없다는 것이죠.
이 글을 읽고 저는 맞아! 이 사람이 어떻게 이런 말을 할 수 있었을까.
이 사람이 병에 걸려 죽음을 앞두고 있으니까 이렇게 뭔가 보이는구나 싶었습니다.
모든 게 될 일은 되고 안 될 일은 안 되는 거예요.
그래서 오히려 경건하고 의미가 있고 남한테 도움이 되고
하늘이 인정할 만한 일만 해야 해요.
누구한테 잘 보일 필요도 없고 딴 짓하느라 신경 쓸 필요도 없어요.
사람이 갖춰야 할 가장 큰 덕목은 경건함과 겸허함이에요.
이런 생각을 가지고 크게 보면, 인생이 유머러스하지 않겠어요?
서울대 이상묵 교수 인터뷰글중에서 ('샘터'에서 옮긴 글)
Paloma San Basilio / Sin Ti (Without You)