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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너지 가고 '세너지'온다.

金 敬 峯 2007. 7. 23. 08:30
 

[기고/정순원]시너지 가고 ‘세너지’ 온다


식당에 혼자 들어가 당당하게 밥을 먹을 수 있는가? 붐비는 극장에 혼자 자리 잡고 끝까지 영화를 볼 수 있는가?

단체나 직장보다 자기 자신의 힘을 더 믿는가? 그렇다면 당신은 새로운 에너지 즉 세너지(Senergy·separate+energy)를 가진 사람일 가능성이 크다.

우리는 오랫동안 결합된 힘인 시너지의 긍정적인 효과만 강조했다. 이제는 분리된 힘을 뜻하는 세너지가 경쟁력인 시대로 넘어가고 있다.

뭉치면 살고 흩어지면 죽는다는 옛말이 무색할 정도로 이젠 혼자서도 폼 나고, 당당하게 원하는 일을 하고, 스스로를 표현하는 사람이 인정받는다.

대기업 부럽지 않은 매출의 1인 기업, 빠르고 강한 파급력을 지닌 1인 미디어, 물건을 스스로 생산해서 사용하는 프로슈머, 대규모 시위보다 더 강한 이미지를 심어주는 1인 시위, 웬만한 커플 부럽지 않은 경제력과 파워를 갖춘 골드 미스와 골드 미스터가 대표적이다. 오랜 기간 동질화에 익숙하고 미덕으로 삼아온 교육과 문화에 비춰 보면 문명사적 변화가 아닐 수 없다.

모난 돌이 정 맞는다는 말에 혼자 튀지 않으려고 조심했고, 무슨 바람이 불면 너도나도 동조하며 좇았다.

시너지를 이유로 혼자서는 못할 일도 어울려 다니면 할 수 있는 소위 ‘패거리 문화’를 만들었다. 권위를 가진 사람이 주변 사람을 학연과 지연으로 묶고 서로가 그 속에서 자기계발을 하기보단 편하게 안주했다.

패거리문화와 연고문화가 주는 가장 큰 병폐는 21세기가 요구하는 창의성을 가로막는다는 점이다. 이제 남들과 똑같거나 비슷하게, 소위 ‘묻어가는 것’으로는 경쟁력도 생존력도 가질 수 없다. 독창적 생각을 끄집어 내지 못하면 도태될지 모르는 위기에 처해 있다.

세너지는 가볍지만 빠르고 강하고 효율적이며 독창적이다. 개인 차원의 변화뿐만 아니라 기업에도 해당된다. 실속보다 크기만을 자랑하던 시대는 지나가고 있다.

세너지는 기업의 힘을 키우는 비밀 병기다. 독창적인 상품과 서비스는 핵심 인재가 능력을 최대한 발휘하도록 만들 때 나온다.

뭉치면 물론 산다. 하지만 그 삶은 1차원적 생존에 지나지 않는다. 창의적 흩어짐은 한 차원 높은 삶을 살게 한다. 치열한 경쟁에서 빛날 원동력을 주는 새로운 에너지가 세너지다.

- 정순원 (트렌드 칼럼니스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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