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마을

사랑은 자주 흔들린다 / 이 외수

金 敬 峯 2007. 8. 31. 21:16
 

울고 있느냐..

눈물을 흘리지 않는다 해서..

우는 너의 모습을 숨길 수 있을것 같더냐.


온몸으로 아프다며 울고 앉아

두팔로 온몸을 끌어 안았다해서

그 슬픔이 새어 나오지 못할것 같더냐..


스스로 뱉어놓고도 미안스러워

소리내어 울지도 못할 것을

왜 그리 쉽게 손 놓아 버렸느냐..


아픈 가슴 두손으로 쥐어 잡았다해서

그 가슴안에서 몸부림치는 통증이

꺼져가는 불꽃마냥 사그러지더냐..


너의 눈에 각인시키고 그리던 사람

너의 등뒤로 보내버렸다해서

그사람이 너에게 보이지 않더냐..


정녕 네가 이별을 원하였다면

그리 울며 살지 말아야 하거늘..

왜 가슴을 비우지 못하고

빗장 채워진 가슴에 덧문까지 닫으려 하느냐..


잊으라하면 잊지도 못할것을 ...

까닭없이 고집을 부려 스스로를 벌하고 사느냐..


그냥 살게 두어라..

그 좁은 방에 들어 앉았다

싫증나면 떠나는 날이 오지 않겠느냐.


문득 가슴 언저리가 헛헛해

무언가 채우고 싶어질 때..

그때는 네가 나에게 오면 되는 것이라..


갈기갈기 찢어지고

피멍들은 가슴으로 온다해도 내가 다 안아 줄 것이라..


내게 돌아올 것을 알기에 기다리는 것이라..

너는 내 것이기 때문에 내가 다 안을 수 있는 것이라..


그래서 오늘 하루도 살아 낸 것이라..

살아 간다는 것은 저물어 간다는 것이다.


슬프게도 사랑은 자주 흔들린다.

어떤 인연은 노래가 되고

어떤 인연은 상처가 된다.


하루에 한 번씩 바다는 저물고

노래도 상처도 무채색으로 흐리게 지워진다.


나는 시린 무릎을 감싸 안으며

나즈막히 그대 이름 부른다.


살아간다는 것은

오늘도 내가 혼자임을 아는 것이다.


( 블로그> 쿨하게 기슴은 뜨겁게 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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