되는대로

인간의 한계 그리고 생명의 신비

金 敬 峯 2008. 2. 1. 20:59
 
 

 

 

인간의 한계 그리고 생명의 신비

움직이는 생명체인 동물은 다른 생명을 죽일 수는 있어도 살릴 수는 없습니다.

인간은 자신의 의지로 죽을 수는 있어도 다시 살아날 수는 없습니다.

시간이라는 연속되는 점에 묻어서 따라 흐를 뿐, 시간을 되돌릴 수 없습니다.

이것이 우리가 생명을 소중히 여기고, 경외하여야 하는 이유인 것입니다.

늦은 가을 들판의 콩밭을 바라보다가 미처 깨닫지 못했던 새로운 사실을 발견했습니다. 같은 시기에 심은 인데도 열매를 맺은 콩은 누렇게 되지만 열매를 맺지 못한 콩은 녹색을 유지하고 있는 것입니다. 생명을 잉태한 콩은 새 생명을 위하여 자신의 모든 영양분을 새 생명에게 주고는 누렇게 변해버렸습니다. 때 이른 추위로 말라버린 새 생명을 잉태하지 못한 콩의 파란 잎과 줄기를 보면서 마지막 안간힘을 다하여 한줄기 빛이라도 더 움켜쥐려는 생명의 몸부림을 느낍니다. 바로 종족보존의 사명이라는 의지의 몸부림입니다.

이름 모를 풀꽃에게도 그의 사명이 있음을 느낍니다. 그들도 존재의 땀방울을 흘리며 몸부림치고 있었던 것입니다. 늦가을 오후 햇볕 따사로운 담 모롱이 소복이 모여 수백송이의 꽃을 피우고 저마다 자태를 뽐내는 들국화! 서로 서로 삐죽이 긴 목을 내밀고 먼 별나라의 왕자를 그리는 양 노란 꽃을 피웠습니다. 그의 존재의 의미를 다하기 위해서!

잘려진 가지 아래로 쉼 없이 가지를 뻗고 형형색색의 꽃과 향을 피우는 장미, 그들은 스스로 존재합니다. 그들 스스로의 생명의 의미를 완성하기 위해 존재합니다. 그들에게 불어 넣어진 숨결의 완성을 위해 존재합니다.

생명은 새로운 씨앗을 위하여 자신의 모든 것을 바칩니다. 씨앗은 하나의 작은 우주 그 안에 신의 숨결이 숨어있습니다.

한여름 비가 많이 오던 그 어느 여름날, 냇가를 거닐면서 무심코 발견한 작은 물웅덩이, 소발자국에 고인 물웅덩이 그 곳에서도 꼬물꼬물 움직이는 작은 생명들을 볼 수 있습니다. 걸을 때마다 작은 생명이 죽어가는 것이 안타까워서 구두 굽을 만들었다는 동화의 주인공처럼 살금살금 발을 떼어봅니다. 그곳은 그들만의 우주인지도 모릅니다. 인식과 느낌은 자신만의 것입니다. 인간의 오감의 범위는 얼마나 좁은지... 우리의 생각의 폭만큼 넓거나 좁습니다. 우리는 움직일 때마다 생명의 숲을 헤치고 다니는 것입니다. 우리가 모르는 순간에도 어떤 작은이들은 우리의 손으로, 발로, 그리고 숨을 쉴 때마다 우리의 몸속을 구경하며 다닙니다. 그들은 그들대로 존재의 이유가 있었던 것입니다.

우리들은 마치 그들이 우리를 위하여 존재하는 것으로 착각하는 것입니다. 우리들은 우리보다 작은이들, 제대로 움직이지 못하는 생명들을 업신여기는 버릇이 있는 것 같습니다. 그들도 우리와 함께 살아가는 지구가족이고 우주의 일원인 것입니다.

인간인 우리도 존재의 의미를 완성하기 위하여 생과 사를 거듭합니다. 우리 몸의 일부였던 물질이 우리가 보는 생명체의 일부분이 되어있기도 하고, 또 다른 생명체를 구성했던 물질이 나의 몸의 일부분이 되기도 하는 것입니다. 우주의 모든 생명체는 물질을 공유하는 공동운명체인 것입니다. 살아 있는 모든 것들은 유한합니다. 그들은 어디서 무엇이 되어 서로 만날지 아무도 모릅니다. 새로운 생명이 불어 넣어지는 시공(時空)이 언제 일치할지는 그 누가 알 수 있겠습니까? 그래서 부처님도 작은 생명하나에도 연민하시고 슬퍼하셨던 것입니다. 그래서 그처럼 현세의 인연을 강조하셨던 것입니다. 태양계가 멸망한 후에도 못 만날 수도 있으니까요. 그래서 예수님은 생명을 주시는 이에게 귀의 할 것을 가르치신 것입니다. 생명을 주신이의 뜻을 전달하고 현세에서 이웃을 내 몸같이 아끼고 사랑할 것을 가르치신 것입니다. gkdnjs2237 김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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