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록에 빠져 봄날은 간다…서울 인근 식물·수목원 | ||||||
[경향신문 2008-05-22 17:40] | ||||||
무료 식물원에 가자. 1000원짜리 수목원은 어떨까. 기름값은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고, 물가도 들썩거린다. 공짜라거나 입장료가 1000원이라서 형편 없는 것 아닐까 생각할 수도 있다. 결코 그렇지 않다. 정부나 지자체가 직접 지은 곳이나 비영리법인이 지자체의 지원을 받아 운영하는 곳이어서 값이 싸다. 웬만한 사설 식물원보다 시설도 훨씬 낫다. 양평 세미원 - 물과 꽃의 정원 잘 꾸며진 정원이라고 해야겠다. 3만평. 물과 꽃의 정원이다. 나들이 삼아 꽃이나 호수, 수생식물을 보고 싶다면 세미원을 ‘강추’한다. 그만큼 깔끔하고, 아름답다. 조경, 사진에 관심있는 사람들도 찾기 좋다. 세미원 입구엔 ‘관수세심 관화미심(觀水洗心 觀花美心)’이란 글귀가 원형 돌문에 새겨져있다. 현지 직원은 “물을 보면 마음을 씻고, 꽃을 보면 마음을 아름답게 하라는 뜻”이라고 했다. 세미원이란 이름도 여기서 따왔단다. 세미원의 자랑거리는 원래 연꽃인데 요즘 수련만 조금 핀 상태다. 한여름이 되면 연들이 다 자라 사람 키만큼 올라온다. 지금은 구절초를 닮은 마거리트가 곳곳에 피어있고, 노란꽃창포와 붓꽃도 제법 많이 보였다. 세미원에는 물을 맑게 해주는 정화식물이 많다. 미나리, 가는잎네갈퀴, 가는마디꽃, 생이가래, 부들, 창포, 연 등을 볼 수 있다. 전체 보유종은 500여종에 연꽃만 100여종이 된다고 한다. 세미원에선 작은 것들에 눈이 간다. 이를테면 길바닥에 돌 빨래판을 박아놓았다. 빨래판길만 있는 게 아니라 열차침목을 박아놓은 길도 있고, 돌 징검다리 길도 있다. 멧돌을 박아놓은 길도 있다. 예를 들면 멧돌길 끄트머리에 낮은 기와담장과 장독대가 놓여 있어 운치가 있다. 사진 찍기도 좋다. 수련 그림으로 이름난 화가 모네를 딴 정원도 있다. 이 모네의 정원엔 아치형의 자그마한 다리가 놓여있고, 그 옆으로는 걷기 좋은 오솔길이 뻗어있다. 비닐하우스 모양의 온실에선 봉오리를 올린 연꽃을 볼 수 있었다. 세미원은 두물머리와 샛강 하나를 두고 마주보고 있는 자리다. 사단법인 우리문화가꾸기가 운영한다. 오산 물향기 수목원 - 수생식물 천국 2006년 5월 문을 열었다. 공원 같다. 벤치도 많이 놓고, 나무데크를 댄 숲그늘 쉼터도 있어 한나절 쉬었다 가기 딱 좋다. 손만진 경기 산림환경연구소장은 “생물자원 보존 증식이라는 수목원의 고유업무뿐 아니라 지역주민들을 위해 공원으로서의 역할도 무시할 수 없다”고 했다. 원래는 임업연구소였는데 주변에 아파트가 들어서 이제 도심에 있는 것처럼 보인다. 10만평으로 제법 넓다. 한 바퀴 도는 데 2시간 정도. 꼭 봐야 할 곳을 물었더니 김종학 수목원관리팀장은 “수생식물원이 좋다”고 추천했다. 원래 수목원 자리는 물이 많아 ‘수청동’. 이 일대 지하수를 이용, 습지를 만들었다. 고산습지부터 모두 5단계의 습지가 이어지게 해놓았다. 관찰로를 따라 들어가보면 인공적으로 조성한 게 아니라 오래 전부터 있었던 습지일 것이란 생각이 들 정도로 자연스럽다. 지금 패랭이가 한창이다. 노랑꽃창포와 붓꽃이 많이 피어있고, 조팝나무꽃, 은방울꽃도 피었다. 산림문화자원관 위쪽의 습지는 생물자원 증식과 보존에 관심이 많은 사람들이 찾기 좋다. 습지 생물을 함께 섞어놓으면 우성인 연꽃이 연못을 다 덮어버려 물 속에 사는 습지생물은 햇볕이 차단돼 살기 힘들단다. 그래서 종별로 분류를 해놓았다. 산림문화전시관도 잘 돼있다. 수령 수백년의 나무나이테에 맞춰 한국과 미국에선 어떤 일이 일어났는지를 표기해놓은 전시물이 눈길을 끌었다. 또 표피와 나이테를 함께 볼 수 있는 나무판도 교육적 효과가 높을 것 같다. 습지의 단면을 볼 수 있도록 설치한 수족관은 국내 최초의 시도라고 한다. 주차장 옆 미로의 숲은 아이들과 놀기 좋은 장소다. 도립수목원으로 1685종의 식물을 보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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