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마을

상처에 대하여 / 복효근

金 敬 峯 2008. 6. 15. 18:26
 
 

 

상처에 대하여 / 복효근
 
 
 
오래 전 입은 누이의 화상은 아무래도

꽃을 닮아간다

젊은 날 내내 속썩어쌓더니

누이의 눈매에선

꽃향기가 난다

 

요즈음 보니

모든 상처는 꽃을

꽃의 빛깔을 닮았다

하다못해 상처라면

아이들의 여드름마저도

초여름 고마리꽃을 닮았다

 

오래 피가 멎지 않던 상처일수록

꽃향기가 괸다

오래 된 누이의 화상을 보니 알겠다

향기가 배어나는 사람의 가슴속엔

커다란 상처 하나 있다는 것

 

잘 익은 상처에선

꽃향기가 난다

 

출처 : 朱子川푸른물  |  글쓴이 : 朱子川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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