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마을2

유년의 그 집 앞 / 태연 김경숙

金 敬 峯 2009. 1. 27. 09:51

김경숙의 영상편지(2009년1월26일)

유년의 그 집 앞 
                   태연/김경숙
금 간 장독대 사이로 햇살이 들면 
누이들의 웃음소리 까륵까륵 반짝이던 
지금은 서늘하게 문이 닫힌 그 집 앞 
유년의 깃발은 희미한 기억속에서 
스러질듯 담장에 기대어 있는데 
귀에 익은 바람이 문을 흔들고 
낯선 문패에 눈이 시리다 
드문드문 수통 언저리에 남아있을 
어린 내 지문은 화석이 되었고    
어머니의 기침소리 
섬돌 아래 켜켜이 이끼로 남아있는 곳 
아버지도 가시고 
어머니도 가시고 
형제들도 낱알처럼 흩어져 살지만 
그 시절 그 집 앞  휘어진 골목길에는 
부모님의 그윽한 눈길과 발자욱 
아련히 남아  
세월의 빗장을 열어 울먹이게 한다   
  

명절입니다 
멀리 있던 가족이 반갑게 만나 
가슴으로 느끼는 깊은 사랑을 다시 한번 더 
확인하는 기쁨의 자리가 되기를 소망하며
미려한 제 글로 새해 인사를 대신합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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