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등산

ROMA의 휴일의 촬영지 로마

金 敬 峯 2009. 6. 26. 17:55

로마는 도시이자 제국이자 역사 그 자체다. 기원전 6세기에 늑대의 젖을 먹고 자란 로물루스가 팔라티노 언덕에 세운 도시국가에서 출발해 지중해 전역을 정복하고 아시아, 유럽, 아프리카를 아우르는 대제국을 건설하기도 했다. 가장 강성했던 2세기경에는 세계의 절반과 가장 문명화된 사람들을 지배하며 팍스 로마나를 구가했다. 누구나 들어 봤음직한 모든 길은 로마로 통한다거나 로마에 오면 로마법을 따라야 한다는 등의 말은 이러한 제국의 명예와 자부심의 다른 표현이었던 것이다.



유럽 어느 왕국의 공주 앤(오드리 헵번)은 유럽 각지를 순방하던 중에 이탈리아의 로마를 방문한다. 오랫동안 빠듯한 순방 일정에 지친 공주는 의사의 권유로 다음날 일정을 모두 취소한 채 안정제를 먹고 잠자리에 든다. 하지만 내일 하루를 쉴 수 있다는 자유로운 해방감에 들뜬 공주는 창 밖으로 로마 시내를 바라보다가 충동적으로 궁전을 빠져나가 거리로 향한다.


1953년 개봉된 이래 가장 낭만적인 로맨틱 코미디 영화 중 하나로 꼽히는 오드리 헵번과 그레고리 펙 주연의 고전 영화 ‘로마의 휴일(Roman Holiday)’. 이 영화를 통해 당시 무명에 가까웠던 배우 오드리 헵번은 아카데미 여우주연상을 거머쥐며 일약 세계적인 스타로 성장했으며 전 세계의 여성들은 매혹적인 눈망울과 가냘픈 몸매의 그녀가 선보인 ‘헵번 스타일’에 열광했다.


영화는 몰래 궁전을 빠져나온 공주가 어느 벤치에 쓰러져 잠이 들고 마침 공주의 유럽 순방을 취재하던 미국의 신문기자 조(그레고리 펙)와 만나 로마의 구석구석을 돌아보며 즐거운 시간을 보내는 장면으로 이어진다.


영화에서 가장 널리 알려진 장면 중 하나인 앤 공주가 계단에 서서 젤라토를 먹는 장면은 스페인광장에서 촬영되었다. 17세기에 스페인 영사관이 있던 지역이라 스페인광장이라 이름 붙여진 이곳은 137개의 계단과 트리니타 데이 몬티 교회(Trinita Dei Monti)의 종탑 및 오벨리스크가 이채롭다.

또한 조각배 모양의 바르카시아 분수는 늘 많은 인파로 붐비는 이곳 광장에서 여행자들이 만남의 이정표로 활용하는 곳이다. 광장에서 86번지 골목으로 들어서면 바이런, 키이츠, 셸리, 괴테, 보들레르 등과 같은 거장 예
술가들이 자주 찾았다는 카페 그레코가 있으며 스페인
계단 우측에는 키이츠&셸리 박물관이 자리하고 있다. 세계적인 명품 숍들이 줄지어 있는 콘도티 거리와 코르소 거리는 광장에서 바로 이어져 있는 쇼핑 명소다.


영화에서 공주가 긴 머리를 짧게 커트하고 나온 미용실 근처에는 트레비 분수가 있다. 스페인광장에서 십여 분 거리에 있는 이 분수는 교황 클레멘스 13세 때 분수공모전에서 당선된 니콜라 살비(Nicola Salvi)의 작품이다. 30년의 공사 끝에 완성된 분수는 나폴리 궁전의 벽면을 이용한 아름다운 배경과 분수 중앙에 브라치가 만든 넵튠신과 거대한 트리톤의 조각들이 웅장하다. 이 분수에 동전을 던지면 다시 로마에 올 수 있다는 전설을 갖고 있지만, 실제로 사람들은 저마다의 건강과 사랑 등을 기원하며 동전을 던지고 있다.

또한 산타마리아 인 코스메딘 성당의 입구에는 그 유명한 ‘진실의 입’이 있다. 강의 신 ‘홀르비오’의 얼굴을 형상화한 대리석상의 입에 손을 넣은 채 거짓을 말하면 손이 물린다는 말에 놀라 황급히 손을 빼던 영화 속 앤 공주의 귀여운 모습이 생생히 떠오르는 곳이다. 하지만 이미 널리 알려진 대로 이 대리석상은 로마시대에는 하수도 뚜껑으로 사용되었던 것이라고 한다.

 




청순함과 우아함, 지혜를 겸비해 전 세계 여성들이 가장 닮고 싶어 하는 워너비, 오드리 헵번. 많은 사람이 오드리를 열망하고 있기에 그의 패션과 생활 방식 등은 언제나 관심의 대상이었고 영화 ‘로마의 휴일’에서 스치듯 지나쳤던 장면 속에서도 사람들은 의미를 찾아 마니아가 되곤 했다. 그 중 첫 번째는 앤 공주가 먹었던 이탈리아식 아이스크림인 젤라토다. 커피, 피자와 더불어 이탈리아에서 꼭 먹어봐야 하는 세 가지 음식 중 하나인 아이스크림 젤라토는 가게마다 고유의 전통과 개성으로 저마다 다른 맛을 선보인다. 생과일이 듬뿍 들어 있는 젤라토의 질감과 맛은 혀끝에 남아 오랫동안 로마에 대한 추억을 떠올리게 한다.

또한 영화 속에서 특유의 둥근 병에 지푸라기로 감싸져 나오던 와인은 ‘키안티’다. 토스카나 지방의 와인 품종인‘산지오베제’로 만든 키안티는 이탈리아의 국민 요리인 피자와 잘 어울린다. 최근에 최고등급인 DOCG급 키안티 클라시코가 탄생했지만 역시 피자나 파스타에는 소박한 키안티가 최고의 마리아주를 이룬다고 평한다.

그리고 앤 공주가 타고 다니던 근사한 바이크는 이탈리안 스쿠터 ‘베스파’였다. 말벌이라는 뜻의 베스파는 60여 년 동안 1,700만 대가 넘게 팔릴 정도로 이탈리아 사람들의 뜨거운 사랑을 받았다. 말론 브랜도, 찰리 채플린,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 타이거 우즈 등 수많은 유명인
이 베스파 애호가이며 국내에도 베스파 동호회가 있을 정도로 사람들에게 인기가 높다.


영화 속에서 청순한 아름다움을 뽐냈던 오드리 헵번은 만년에는 선행을 통한 내면의 아름다움으로 더욱 존경받았다. 굶주리고 헐벗은 아이들을 돌보는 데 열정을 쏟았던 그는 유니세프 친선대사로 아프리카를 비롯한 제3세계 아이들의 천사였다.

또한 오드리 헵번은 단지 스타에 머문 것이 아니라 자존감있는 커리어우먼이자, 지혜로운 아내와 자상한 어머니, 인류를 위해 봉사하는 박애주의자였다는 점에서 현대의 여성들이 가장 닮고 싶어하는 멘토이기도 하다. 최고의 매너는 친절이고 패션 철학은 단순함이라고 말했던 그녀. 많은 사람이 얘기하는 그녀의 스타일은 편안함과 우아함, 그리고 소박함에 있었다고 하니 그것은 3,000년 역사의 고도 로마의 모습과도 일맥상통하는 듯하다.

자료 제공 및 문의 : 하나투어 02-1577-12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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