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마을

쉬 / 문인수

金 敬 峯 2009. 7. 31. 18:01

쉬 / 문인수

 

그의 상가엘 다녀왔습니다.

환갑을 지난 그가 아흔이 넘은 그의 아버지를 안고 오줌을 뉜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생(生)의 여러 요긴한 동작들이 노구를 떠났으므로, 하지만 정신은 아직 초롱
같았으므로 노인께서 참 난감해 하실까봐
"아버지, 쉬, 쉬이, 어이쿠, 어이쿠, 시원허시것다아"
농하듯 어리광 부리듯 그렇게 오줌을 뉘였다고 합니다.

온몸, 온몸으로 사무쳐 들어가듯 아, 몸 갚아드리듯 그
렇게 그가 아버지를 안고 있을 때 노인은 또 얼마나 더 작게,
더 가볍게 몸 움츠리려 애썼을까요. 툭, 툭, 끊기는 오줌발,
그러나 그 길고 긴 뜨신 끈, 아들은 자꾸 안타까이 땅에 붙들어매려
했을 것이고 아버지는 이제 힘겹게 마저 풀고 있었겠지요. 쉬-

쉬! 우주가 참 조용하였겠습니다

 

 

출처 : 풍경이 숨 쉬는 창 | 글쓴이 : 섬진강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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