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마을

러브호텔 / 문정희

金 敬 峯 2009. 8. 18. 12:46

 


러브호텔



내 몸 안에 러브호텔이 있다

나는 그 호텔에 자주 드나든다

상대를 묻지 말기를 바란다

수시로 바뀔 수도 있으니까


내 몸 안에 교회가 있다

나는 하루에도 몇 번씩 교회에 들어가 기도한다

가끔 울 때도 있다
내 몸 안에 시인이 있다


늘 시를 쓴다

그래도 마음에 드는 건 아주 드물다
오늘, 강연에서 한 유명 교수가 말했다
최근 이 나라에 가장 많은 것 세 가지가

러브호텔과 교회와 시인이라고

나는 온몸이 후들거렸다
러브호텔과 교회와 시인이 가장 많은 곳은

바로 내 몸 안이었으니까
러브호텔에는 진정한 사랑이 있을까
교회와 시인들 속에 진정한 꿈과 노래가 있을까
그러고 보니 내 몸 안에 러브호텔이 있는 것은

 

교회가 많고 시인이 많은 것은

참 쓸쓸한 일이다
오지 않는 사랑을 갈구하며
나는 오늘도 러브호텔로 들어간다.

 

 

 

출처 : 朱子川푸른물  |  글쓴이 : 朱子川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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