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쓰기자료

수필 창작(등단 경로, 수필 작법)

金 敬 峯 2009. 12. 25. 19:08

제 4강  등단경로 및 수필창작실습 1

 

      (1) 신인 작품상에 응모한다는 생각으로 수필을 창작해 본다.
      
(2) 응모시 주의 사항을 익힌다.
 

1. 신춘문예 및 문예지 신인 모집 현황

 신춘문예의 경우 각 신문에 따라 매년 신인 작품을 공모하여 신인을 배출 한다.  그러나 신문사의 경우에는 시, 소설, 평론 위주의 공모가 시행될 뿐 수필 공모는 많지 않다.
 따라서 모든 문예지에서 시행하는 신인상 공모에 및 추천 제도를 통해 수필가는 문단에 등용되는 것이 일반적이다.
 특히 수필전문지에서는 수시로 신인들을 배출하는데 격월간인 <한국수필>, 계간지인 <수필문학> <현대수필> <창작수필> <수필과 비평> <수필춘추>등이 대표적인 수필 전문지이다. 심사위원은 각 문예지의 사정에 따라 위촉되어 실시된다.

2. 종합 문예지 및 수필 전문지 신인상 공모 현황

              가. 종합 문예지 <월간문학>의   신인작품상 모집 안내

월간 문학은 지금까지 86회째 신인 작품상을 모집하여 문단에 많은 신인을 배출하고 있습니다. 본지는 아래와 같은 규정으로 참신하고 역량 있는 신인들의 작품을 계속 모집합니다. 제87회 신인상 모집 마감은 `99년 1월 10일 까지입니다.

1. 종별                      
*시, 시조: 5편이상                  
*소설:200자 원고지 100장이내        
*수필:200자 원고지 20장 이내 (2편)              
*희곡:단막물 100장이내
*평론:200자 원고지 100장 이내
*아동문학:동시-5편이상
          동화-200자 원고지
               30장 이내(2편)

 2. 규정
*정확한 역량을 측정하기 위해 시, 시조 및 동시는 각 5편을 보내고 수필과 동화는 2편을 보내야 한다.(그 밖의 부문은 각1편)
*응모 작품은 4개월에 1회씩 심사 발표한다.
*당선된 작품은 본지에 게재됨과 동시에 소정의 고료를 지불한다.
*당선작가는 1회의 당선으로 기성문인으로 대우받으며, 당선과 동시에 한국문인협회 회원으로 가입할 수 있는 자격을 인정한다.
*심사위원은 고정시키지 않으며, 본회의 이사장이 매회 위촉한다.
*응모작품은 반환하지 않는다.
*응모작품의 끝에는 주소와 전화번호, 본명을 명기해야 한다.
*봉투에 '00부문 응모 작품'이라 써야 한다.


보낼곳   서울특별시 종로구
         동숭동 1의 117번지 (예총회관내)
         한국문인협회 <월간문학>편집부


 나. 한국문인협회 <月刊文學>社나. 수필전문지 <창작수필>

             '創作隨筆 新人償' 응모규정

 

 본지는 본격수필이 요구하는 창작문학으로서의 위상정립과 그 장르의식의 구체화에 참여할 신인을 다음과 같은 요령으로 모집한다.

 

*종목 및 분량
   종목:창작수필
   분량:200자 원고지 15장 내외 (장편수필은 제한 없음)

 

*규정
① 응모된 작품은 년 4회로 심사 발표한다.
② 당선은 매회 1명씩을 원칙으로 하나, 응모된 작품 수나 그 내용에 따라 증감할 수도 있다.
③ 당선된 작가는 기성 수필 문학가로 대우하며, '창작수필문학회' 및 '창작수필문인회'의 입회자격을 갖는다.
④ 당선은 '수준작' 2편을 원칙으로 하고, 동시에 발표한다. 단 2편 이상 본지의 '수필문예란'에 발표된 작품은 심사위원 동의를 얻어 응모작 1편으로 간주할 수도 있다. 타지에 추천완료 또는 당선된 사람도 이에 준한다.
⑤ 심사위원은 본지 발행인이 위촉하는 권위있는 수필가, 평론가로 한다.
⑥ 응모된 작품은 반환하지 아니한다.
⑦ 응모작품에는 <신인상 응모>라 명시하고 끝에는 주소, 전화번호, 본명을 적어야 한다.

 

   *보낼곳
    우411-314 경기도 고양시 일산구 밤가시마을 1354
           건영빌라 910-106호
           창작수필 일산 편집실  
           전화: (0344) 904-7496-7
           FAX: (0344) 904-7498

3. 수필 창작 실습①

아래의 글은 피천득의 수필작법에 대한 에세이이며, 이에 따른 수필이다. 이를 참고로 하여 자유제목의 수필을 창작하라.

 

    삶의 흥을 돋구어 스스로 意味를 발견하는 作業
                                             皮千得 


 나는 요즈음 통 글을 쓰지 않고 있다. 그런 나더러 '수필작법'을 쓰라니 당황할 수밖에 없었다. 아무리 사양을 해도 집요하게 청을 하는 편집자에게 대접이 아닌 줄 알면서 아래의 졸수필(拙 隨筆) <시골 한약국>을 감상한 수필가 윤오영(尹五榮)씨의 글을 인용하는 것으로 문책(文責)을 면하고자 한다. 과람(過濫)할만큼 호평을 한 것이지만 편집자가 요구하는 수필 노트가 되려는지 모르겠다.
 이 글의 실질적인 내용은 '양복 한 벌 운운(云云)' 이하가 된다. 그러나 시골 한약방이 머리에 떠오른 것이 출발점이다. 실질적인 내용을 먼저 쓰고 한약국을 뒤에 서술하면 그것은 비유가 된다. 그런 비유란 아무런 효과도 없다. 먼저 씀으로써 '흥'이 된다. 흥이란 정서다. 여기서 비로소 전편의 정서가 산다. 우리나라 고가(古歌)에 사모곡<思母曲>이 있다. 호미도 날이언마는 낫같이 들 리도 없다는 말로 시작된다. 이것이 사모곡의 빛나는 점이다. 글을 모르는 사람들이 아버지를 호미에, 낫을 어머니에비유한 것으로 해석하는 까닭에 그 노래를 잡쳐 버린다. 


 학생 시절의 회상. 병이 나서 촌으로 휴양. 유하게 된 집 할아버지. 그의 권유로 진찰. 의원이 맥을 본다. 전신쇠약. 보약을 먹게 된다. 약재도 없고 약 살 돈도 없는 약국 (그래서 돈을 취해 주게된다.) 약장의 서랍이 많지 않다. 가난한 모습이다. 약 저울에 녹이 슬었다. 한층 강한 묘사로 가난한 모습을 더할 나위 없이 심각하게 표현했다. 달리 길게 쓰면 문맥이 혼미해지거나 시들어 버린다. 천장의 먼지 앉은 약봉지는 강한 묘사가 아니다.  아랫말과 잇기 위해서 좀 부드럽게 한 것이다.

 

그러므로 문단을 바꾸어서 두 문단을 순하게 이어 갔다. <내마음이 그에게 끌렸던지>로 문맥 돌변을 피했다. 청양서 사오십 리나 되는 촌이었다는 것이 여기서 비로소 밝혀진다. 돈 없는 약국 주인과 같이 갔으니 자연 약재 살 돈을 취해 줄 수밖에 없다. 여기서 돈을 바꾸어 달랬다거나, 동정심을 발했다거나 등등의 사설이 끼면 문맥이 침체된다. 그래서 돈을 주었다고 쓰고 '취해주었다'고도 하지 아니했다. 다음은 병이 나서 휴양이 끝나고 돌아오면 된다. 그러나 여기서 낚시질 다니고 밤이면 곤히 잠들던 생활이 스침으로써 한약의 효과나 한의가 용했다던가 하는, 이 글과는 상관없는 데로 독자의 눈이 향할 것을 막고, 무드를 한층 곱게 할 수가 있었다. 만일 낚시질 다니는 강촌의 풍경을 삽입하면, 풍경의 묘사가 아름다우면 아름다울수록 문맥은 흩어진다.


 또 한가지 문제가 있다. 돈을 준 것은 물론 취해 준 것이다. 그런데 그 원인을 짓고 결과를 빠트리면 글이 이가 빠지고, 필요  없는 사건은 군더더기가 되나. 받았는지 받지 못했는지 지금은 생각나지 않는다는 말로 이 두 점을 넌지시 풀어 버렸다. 더욱이 '지금은'이란 석자를 잊지 않았다. 그러나 이야기가 길었음으로 다시 요약해서 이미지를 선명하게 하며, 문장을 강조할 필요가 있다. 셰익스피어의 극 <로미오와 줄리엣>의 등장이 이것이다. 비상조차도 없을 충청도 그 시골약국이란 말로 한층 도타워 졌다. 이 책들은......  진피 후박 감초 박하 행인같은 것들이라는 데서 우리는 그 천장에 걸렸던 약봉지 밑의 글씨를 보는 것 같은 감각을 느낀다. 문장의 조응(照應)에서 오는 효과다. 이런 경우에는 약명을 한자로 쓰는 것이 더 효과적일 것이다. 그러나 작자는 글 전체의 조화를 위하여 한자로 안 쓴 것 같다. 이 값싼 약들이 우황 웅담들의 값진 약을 끌어낸다. 값싼 약으로 마무리짓지 않고 우황, 웅담....... 같은 약이 아쉬울 때면 그 시골 약국을 생각한다는 데까지 와서 끝냄으로써 문맥이 생동한다. 이상 더 쓰면 사족(蛇足)이다. 문맥에 흠잡을 데가 없는 작품이라 하겠다. 물론 작자가 일일이 인식하고 썼을 리는 없다. 그러나 결과적으로 그런데서 성공을 거두고 있다.


그러면 작품이 독자에게 안겨 준 것은 무엇인가. 고요하고 따뜻한 정서다.

따라서 이 글에서는 한줄기 아득하고 따뜻한 정서를 얼룩이 안 지게 끌고 나가는 것이 문맥이다. 이 글을 좋아하고 아니 하는 것은 읽는 이의 기호에 달린 문제다. 그 개성과 소재에 따라 천차만별이지만 문맥을 구김새 없이 살려 나가는 묘리(妙理)는 같다.

 

<代表作>


시골 한약국 

   
 나는 학생 시절에 병이 나서 충청도 어느 시골에 가서 몇 달 휴양을 하였다. 그때 내가 유하던 집 할아버지의 권고로 용하다는 한약국에 가서 진찰을 받고 약을 한 제 지어먹은 일이 있었다. 그 의원은 한참 내 맥을 짚어 보고서는 전신쇠약이니까 녹용과 삼을 넣은 보약을 먹어야 한다고 하였다. 


 그런데 자기 약방에는 약재가 없고 약 살 돈도 당장 없다고 하였다. 사실 약방에는 서랍이 많지 않았고 서랍 하나에 걸려 있는 약 저울도 녹이 슬어 있었다.
 약국 천장을 쳐다봐도 먼지 앉은 봉지가 십여 개쯤 매달려 있을 뿐이었다. 어째서 내 마음이 그에게 끌렸던지 그 이튿날 나는 그 한의와 같이 4, 5십리나 되는 청양이라는 곳에 가서 내 돈으로 나 먹을 약재를 사고, 약국을 해 먹으려면 꼭 있어야 된다는 약재를 사도록 돈을 주었다. 


 약의 효험인지, 여름 시냇가에 날마다 낚시질을 다니고 밤이면 곤히 잠을 잔 덕택인지 나는 몸이 건강해져서 서울로 돌아왔다. 내가 돌려주었던 그 돈은 받았는지 받지 못하였는지 지금은 생각이 나지 않는다.


 나는 그후 셰익스피어의 극 <로미오와 줄리엣>속에서 로미오가 독약을 사는 약방이 나올 때 비상조차도 없을 충청도 그 시골 약국을 회상하였다.
 양복 한 벌 변변한 것을  못해 입고 시들인 책들을 사변통에 다 잃어버리고 그후 5년간 애면글면 모은 나의 책은 지금 겨우  삼백권에 지나지 아니한다. 나는 이 책들을 내가 기른 꽃들을 만져 보듯이 어루만져 보기도 하고, 자라는 아이를 바라보듯이 대견스럽게 보기도 한다.


  물론 내가 구해 놓은 이 책들은 예전 그 한방의사가 나한테서 돈을 취하여 사온 진피 후박 감초 박하 행인 같은 것들이다. 그런데 우황, 웅담, 사향영사, 야명사같은 책자들이 필요할 때면, 나는 그 시골 약국을 생각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