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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디로 가는지 모르면 당신은 결국 가고싶지 않은 곳으로 가게된다

金 敬 峯 2010. 11. 9. 06:48
 

 

 

내가 사원들과 가끔 자유로운 주제로 대화를 나눌 때마다 거의 빠짐없이 받는 질문이 있다.

 

"어떻게 하면 CEO가 될 수 있습니까"라는 질문이다.


나는 동문서답하듯이 "거북이가 토끼를 이긴 이유가 뭘까요"라며 되묻는다.

 

거북이가 열심히 달려서 이겼다고 알고 있는 뻔한 질문을 왜 하느냐는 사원들에게 나는

거북이가 열심히 해서 이긴 것이 아니라 미래를 읽는 능력이 있었기 때문이라고 대답한다.

 

주어진 일만 열심히 하면 된다는 생각에 갇혀 있기 쉬운 사원들에게 항상 미래를 생각하는 습관을 들이고

자신의 목표를 뚜렷하게 세우는 노력을 게을리하지 말아야 한다고 말한다.

 

'직장인의 96.1%가 자신의 비전을 구체화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어느 채용정보 업체의 조사 결과는

일상에 파묻혀 정작 자신이 어디로 가고 있는지도 모르고 오늘을 살아가는 현대인의 문제를 잘 나타내 주고 있다.

 

젊은 직장인뿐만 아니라 경영자인 나 자신도 매년 연말이 다가오면 다음 해 경영계획 세우기에 급급해

미래를 읽고 적어도 5년 후를 내다보며 비전을 세우는 일에 준비가 턱없이 부족함을 느낀다.

세계화 이전에 우리는 각 분야에서 소수의 유능한 지도자가 세운 목표를 열심히 따라 해온 결과

어느 정도 빠른 속도로 발전해 왔다.

 

지금은 어제와 전혀 다른 길을 찾아 나서야 한다.

미래를 읽고 상상하는 것이 훨씬 더 중요하게 된 것이다.

어제까지 미덕이었던 일사불란함이 최고의 가치라는 틀에서 벗어나야 한다.

자칫 엉뚱한 방향으로 달려가면 자신의 운명을 재촉할 뿐이다.

지금과 같은 격변의 시대에 미래를 읽는다는 것은 엄두를 내기조차 힘든 일이긴 하지만,

미래를 찾아가는 여정 자체가 목적지를 찾는 것만큼 중요하다.

 

비교적 변화의 크기나 종류가 단순했던 산업화 시대를 경험해온 내게도 미래를 읽는다는 것은 여간 힘들고 어려운 일이 아니다.

그럴 때마다 나는 욕관천세수금일(欲觀千歲數今日;천년을 읽으려면 오늘부터 읽어라),

즉 미래의 실마리는 현재에 있다 손자병법과 더불어 중국 최고의 병서로 꼽히는 오자(吳子)를 떠올려 본다.

 

나는 지금 어디로 가고 있는가.

과거에 비해 훨씬 더 커진 미래의 중요성을 외면하고 눈에 보이는 현재에 파묻혀 있으려고 하지 않는가.

나는 토끼에 더 가까운 편일까,아니면 거북이에 더 가까운 편일까.

 

"어디로 가는지 모르면 당신은 결국 가고 싶지 않은 곳으로 가게 된다."

 

미국 메이저리그 역사상 최고의 선수로 꼽히는 뉴욕 양키스의 전설적인 포수 요기 베라(Yogi Vera)의 얘기는
50년이 지난 지금 더욱 명언으로 들린다.

 

- 金在祐 < 아주그룹 부회장 kjwoo@aju.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