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마을

목숨의 노래 / 문정희

金 敬 峯 2016. 8. 1. 23:09

 

 

 

목숨의 노래 / 문정희 

 

 

당신 처음 만났을 때

'사랑한다'

이 말은 너무 작았습니다

'같이 살자'

이 말은 너무 흔했습니다

 

그래서 당신을 두고

목숨을 내걸었습니다

목숨의 처음과 끝

천국에서 지옥까지 가고 싶었습니다

맨발로 당신과 함께 타오르고 싶었습니다

그렇게 타오르다 죽고 싶었습니다

 

 

 

 자취를 남기지 않는다

 

보라.
모든 강물이 흘러 바다로 들어가 보이지 않듯이,
사람들은 세월의 강물에 떠밀려
죽음이라는 바다로 들어가 보이지 않게 된다.
 
소유한다는 것은 머물러 있음을 의미한다.
모든 사물이 어느 한 사람만의 소유가 아니었을 때
그것은 살아 숨쉬며
이 사람 혹은 저 사람과도 대화한다.

모든 자연을 보라.
바람이 성긴 대숲에 불어와도 바람이 가고 나면
그 소리를 남기지 않듯이,
모든 자연은 그렇게 떠나며 보내며 산다.

하찮은 일에 너무 집착하지 말라.
지나간 일들에 가혹한 미련을 두지 말자.
그대를 스치고 지나는 것들을 반기고
그대를 찾아와 잠시 머무는 시간을 환영하라.

그리고 비워두라.
언제 다시 그대 가슴에
새로운 손님이 찾아들지 모르기 때문이다 



출처; 무진장 - 행운의집 
 

먼훗날 / 에보니스

 

가랑잎 한잎 두잎 들창가에 지던날

그 사람 나에게 작별을 고했었네

먼 훗날 또 다시 만날거라고

그렇게 말할 땐 손을 잡았네

가랑잎 한잎 두잎 들창가에 지던날

 

함박눈 소리없이 내리던 밤에

그 사람 나에게 작별을 고했었네

세월이 가면은 잊을 거라고

그렇게 말할 땐 함께 울었네

함박눈 소리없이 내리던 밤에

이동활의 음악정원 유당(幽堂)님

'시 마을' 카테고리의 다른 글

고향으로 돌아가는 길  (0) 2020.12.21
시를 읽는다 / 박완서  (0) 2016.08.24
샤갈의 마을에 내리는 눈 / 김춘수  (0) 2016.03.27
길의 노래 / 이정하  (0) 2015.05.18
웃음의 힘  (0) 2015.04.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