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크 샤갈의 "나와 마을"이라는 그림에 영감을 얻어서 쓴
김춘수님의 시, '샤갈의 마을에 내리는 눈'이 생각났습니다.
샤갈. "나와 마을", 1911, 캔버스, 유채, 192.2 x 151.6cm,
뉴욕 근대 미술관 소장 (image from internet)
샤갈의 마을에 내리는 눈
김춘수 (1922 - 2004)*
샤갈의 마을에는 3월에 눈이 온다.
봄을 바라고 섰는 사나이의 관자놀이에
새로 돋은 정맥이
바르르 떤다.
바르르 떠는 사나이의 관자놀이에
새로 돋은 정맥을 어루만지며
눈은 수천 수만의 날개를 달고
하늘에서 낼와 샤갈의 마을의
지붕과 굴뚝을 덮는다.
3월에 눈이 오면
샤갈의 마을의 쥐똥만한 겨울 열매들은
다시 올리브빛으로 물이 들고
밤에 아낙들은
그 해의 제일 아름다운 불을
아궁이에 지핀다.
*****
겁도 없이 혼자 남프랑스에 가서 뮤지엄들을 헤집고 다니던 일이
벌써 1년이 지나버려 이제 까마득히 기억 저 편으로 사라지고 있네요.
남프랑스 니스에 있는 프랑스 국립 샤갈 성서이야기 미술관,
러시아에서 유대인 가정에서 태어났지만 1950년에 프랑스 국적을 취득하고
프랑스에서 활동하다가 98세의 일기로 31년 전 1985년 3월 28일에 생을 마감하지요.
색채의 마술사, 그림의 시인...이라고 일컬어지는 샤갈...
프랑스 정부는 그에게 레종 도뇌르 최고훈장을 주었고
니스에 국립 샤갈 성서이야기 미술관이라는 긴 이름의 국립미술관도 오픈하여 주었지요.
누구나 그러하겠지만 고향을 떠나 살면서 떠나 온 고국을 잊지 못하였던 샤갈...
그의 고향 러시아에는 3월에도 눈이 오겠지요.
그러한 것을 생각하며 시인 김춘수님이 쓴 시라고 합니다.
모짜르트 피아노 협주곡 23번 2악장과 조수미가 부르는 우리 가곡 '수선화'입니다.
그림에 대해 문외한이라 그저 보기 좋은 그림만 좋아해서
현란한 색채와 마치 동화같은 독특한 소재들의 추상적인 샤갈의 그림을
잘 이해하지도 좋아하지도 않았지만
그가 성경이야기를 주제로 그린 12점의 연작 "성서 이야기", 그리고
"성경와 모짜르트가 없는 삶은 살 만한 가치가 없다"라고 한 말에
그의 팬이 되어버렸답니다.
지난 1월 서울에 나갔을 때 몽투바에서 선물 받은 CD 한 장...
그곳에 오시는 단골 클래식 팬들이 좋아하는 음악 한 곡씩을 모아서
'My Life, My Music' '나의 인생, 나의 음악'이라는 CD를 만드셨다고 선물로 받았는데
너무 좋은 곡들이 많이 있어서 즐겨듣고 있거든요.
그 중에도 K님이 좋아하신다는 모짜르트 피아노 협주곡 23번 2악장과
L님이 좋아하시는우리 가곡 '수선화' 를 얼마나 즐겨듣고 있는지...
이제사 감사인사 드립니다.
음악 위의 사진은 어제 Macro 사진 클래스에서 찍은 것입니다.
수선화는 아니고... 릴리?
그동안 사진학교에 다니는 일을 게을리 하였는데
이번 봄학기에는 열심히 다니고 있거든요.
*시인 김춘수 (1922 -
2004)
대한민국 시인으로 1922년 경상남도 통영에서 태어남
21세기의 한국 시단을 이끈 시인 중 한 분,
경성제1고등보통학교 졸업, 일본 니혼 대학교 예술학과 중퇴,
경북대학교 명예 문학박사,
1941-1943년까지 니혼 대학교에서 공부할 때 일본 제국에게 대항해야 한다는
주장 때문에 퇴학당하고 교도소에 7달동안 수감 생활, 석방된 후 귀국해서
고등학교와 중학교 교사로 일하고 1946년 시 <애가>을 발표,
1965년에 경북대학교 학부에서, 1978년에는 영남대학교 문학부 학장,
제11대 민주정의당 소속 비례대표 국회의원도 역임
시, 시집, 시론집도 다수 있고 1958년 한국시인협회상,
1959년에는 아시아자유문학상 수상.
2004년 11월 29일, 향년 83세로 별세.
(위키백과에서 발췌함)
옮긴글(이동활의 음악정원 메일에서 발췌)
'시 마을' 카테고리의 다른 글
시를 읽는다 / 박완서 (0) | 2016.08.24 |
---|---|
목숨의 노래 / 문정희 (0) | 2016.08.01 |
길의 노래 / 이정하 (0) | 2015.05.18 |
웃음의 힘 (0) | 2015.04.14 |
그리움의 향기 / 남낙현 (0) | 2015.02.2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