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 최명희. 그는 생전에 단 하나의 소설에만 매달렸다. 너무나 곱고 맑고 슬프기에 대하예술소설이라 이름 붙은 ‘혼불’(전 10권·한길사)이 그것이다. ‘혼불’을 읽으면 아프다. 작가의 온 몸을 돌아나온 문장은 언제 읽어도 시퍼렇게 살아있다. 귀기(鬼氣)가 느껴진다. 사금파리에 베인 듯, 꾹 누르면 핏물이 배어나올 것 같다. 동천(冬天)에서 한기가 쏟아지고, 팍팍한 황톳길이 아득히 펼쳐지고, 처연한 노을자락이 들과 마을과 삶을 덮는다. ‘혼불’은 일제시대 남원지방을 배경으로 종가를 지키는 여인 3대의 삶을 추적했다. 그의 글쓰기는 실로 무서웠다. 사람들은 그를 신들린 작가라 했다. 그 정치(精緻)함, 그 치열함, 그 준열함에 몸을 떨었다.
“정신의 끌로 피를 묻혀가며 새기는 처절한 기호” “미싱으로 박은 이야기가 아니라 수바늘로 한땀 한땀 뜬 이야기” “옹골찬 여인들의 한많은 삶이 다져낸 넋의 아름다움” “우리 겨레의 풀뿌리 숨결과 삶의 결을 드러내는 풍속사” “이 땅의 ‘이야기’ 역사가 오늘에 간직할 생명의 불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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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혼불』의 작가인 고(故) 최명희 소설가
소설가 최명희는 1947년 전라북도 전주에서 태어났으며, 전북대학교 국어국문학과를 졸업하고 1980년 중앙일보 신춘문예에 단편 「쓰러지는 빛」이 당선되면서 문단활동을 시작하게 된다.
이듬해 동아일보 창간 60주년 기념 장편소설 공모전에서 『혼불』(제1부)이 당선되면서 문단의 주목을 받은 그는, 이후 1988∼1995년 월간 《신동아》에 『혼불』제2∼5부를 연재했으며, 1996년 12월 제1∼5부를 전 10권으로 묶어 완간했다.
그의 대표작이기도 한 『혼불』은 1930년대 전라북도 남원의 한 유서깊은 가문 '매안 이씨' 문중에서 무너져가는 종가를 지키는 종부 3대와, 이씨 문중의 땅을 부치며 살아가는 상민마을 '거멍굴' 사람들의 삶을 그린 소설로, 단재문학상을 비롯 여성동아대상, 호암상 예술상 등을 수상했다.
출처 : | 꿈.깡.끼.꾀.끈.꼴. | 글쓴이 : 가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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