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마을

눈 뜬 장님 / 최영철

金 敬 峯 2008. 9. 18. 13:52

          
                  눈뜬 장님
                                 최영철
        이 밤, 가만히
        아내의 안경을 끼어봅니다
        눈뜬 장님이 됩니다
        그랬나 봅니다, 詩만 바라보는
        꿈만 꾸는 눈으로 사는 그런 남편이 놓친
        주위를 살피고
        현실을 챙겼나봅니다
        술픔은 커녕,
        우울 한 줄 읽지 못하는 돋보기 너머
        흔들리는
        괜스레 흔들리는 잠든 아내 얼굴을 보면서
        투박한 손길로
        수치스런 옷섶으로, 아내의 안경
        살금살금 문질러봅니다
        내 얼룩 닦아봅니다
        

    ─━☆비평가와네티즌이 선정한 한국베스트명시모음☆─━

    출처 : 카페 >  열린 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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