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마을

노을, 기차를 타다 / 이 일림

金 敬 峯 2008. 12. 6. 09:04

      노을, 기차를 타다 / 이 일림 노을이 산꼭대기를 감싸 안고 있다 아직도 눈부시다 아무도 부르지 않는 저 꼭대기에 하루도 건너뛰지 않고 날아가는 황조 한 마리 느낌이 때로 一生일 때가 있다 오늘도 어김없이 저녁의 밥을 안친다 쉬릭 쉬릭, 밥솥의 추가 돌기 시작한다 가을을 무르익히고 나온 당찬 쌀알들 그리움이 많은 것처럼 서로 모여 할 말도 많다 한 알이 운을 띄우자 막 발차하는 기차처럼 퍼블퍼블 말 잇기를 하는 저 입들 터져 나오는 말들이 청동의 풀물빛 감아 뿌연 수증기를 타고 오른다 하늘은 문을 닫으려 하고 말들은 튀어 오르고 싶다 숨통을 조이듯 조이듯 일발一發을 받아 푸는 목숨 추 그들은 지금 地心을 기억하려 한다 솥은 잠시 그들 좌담고를 빌려주는 것뿐인데 말들이 신랄하게 뿜어대는 거품에 가슴으로부터 열이 차오른다 나는 화통의 그 뜨거운 열기를 내치지는 못한다 저 멀리 산꼭대기 노을은 오직 황홀하고 증발의 속내가 날아가고 있기 때문만은 아니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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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열린 바다 글쓴이 ; 조영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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