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은 오류」 맥스 슐만
나는 모든 일에 있어서 그래왔듯이 이 일도 체계적으로 시작해나갔다. 우선 나는 그녀에게 논리학을 강의했다. 법대생으로서 나는 마침 논리학을 수강하고 있었으므로 모든 것은 아주 수월했다.
"폴리."
나는 두 번째 데이트 때 그녀를 만나 말했다.
"오늘밤엔 '놀'에 가서 이야기를 하기로 하지."
"이그, 멋있쪄."
한 가지 이 여자를 칭찬할 것이 있다면, 무엇이든지 도무지 반대를 하지 않는다는 점이었다.
우리는 캠퍼스의 밀회장소인 '놀'로 가서 늙은 상수리나무 아래 앉았다. 그녀는 기대에 찬 눈으로 나를 바라보았다.
"무엇에 대해 얘기할 건데?"
그녀가 물었다.
"논리학."
그녀는 잠시 생각해 본 다음 그것을 좋아하기로 결정했다.
"그거 되게 멋진데."
그녀가 말했다.
"논리학이란"
하고 나는 헛기침을 하며 말했다.
"사고에 대한 학문이지. 우리가 정확하게 사고하기 전에 우리는 논리학의 흔한 오류를 알아차릴 수 있어야 되는거야. 오늘밤엔 바로 그것에 대해 얘기하기로 해."
"와우 다우!"
그녀는 즐겁게 손뼉을 치며 소리질렀다. 나는 주춤했으나 용감하게 계속했다.
"우선 '단순화'라고 불리는 오류에 대해 이야기 하지."
"좋아, 좋아."
그녀는 속눈썹을 깜박거리며 열심히 재촉했다.
"'단순화'의 오류는 무조건적인 일반화에 근거한 논리를 의미해. 예컨대, 운동은 좋다, 그러므로 모든 사람은 다 운동을 해야 한다, 같은 것이지."
"옳은 말이야."
폴리는 진지하게 말했다.
"운동이란 좋은 거야. 운동은 신체도 단련시켜 주고 모든 것을 단련시켜 준단 말이야."
"폴리."
나는 온화하게 말했다.
"그 논리는 오류야. '운동은 좋다'는 무조건적인 일반화지. 예를 들면, 심장질환이 있는 사람들에게는 운동이 좋은 게 아니고 나쁘잖아? 많은 사람들이 운동을 하지 말라는 의사의 처방을 듣고 있어. 일반화를 시키려면 '타당성'이 있어야 되는 거야. 운동은 '대개' 좋다거나 또는 운동은 '대부분'에게 좋다라고 말해야 돼. 그렇지 않으면 '단순화'의 오류를 범하는 거야, 알겠어?"
"모르겠어."
하고 그녀는 고백했다.
"하지만 근사해. 더 해봐, 더 해봐!"
"내 옷소매는 그만 좀 끌어당겨."
하고 나는 그녀에게 말했고 그녀가 소매를 놓자 계속해서 말했다.
"다음엔 '성급한 일반화'에 대해 이야기하겠어. 잘 들어. 너는 불어를 못 하고 나도 불어를 못해. 피티 벨로우도 불어를 못 하고. 따라서 미네소타 학생들은 모두 불어를 못 한다고 결론지을 수 있어."
"정말이야?" 폴리는 놀라서 물었다.
"아무도 못 해?"
나는 분노를 감추고 말했다.
"폴리, 그건 오류야. 그 일반화는 너무 성급했어. 그런 결론을 뒷받침할 예는 너무 적어."
"그런 오류를 더 알고 있어?"
그녀는 숨가쁘게 물었다.
"이건 댄스보다도 더 재미있는 걸."
나는 절망의 파도와 싸우고 있었다. 이 여자와는 도무지 아무런 진전이 없다. 정말이지 아무런 진전도 없어. 그래도 계속하지 않는다면 죽도 밥도 아니겠기에 나는 계속했다.
"다음엔 '근거없는 비난'의 오류야. 잘 들어 봐. 그것은, 빌을 소풍에 데리고 가지 말자. 그 애를 데리고 갈 때마다 비가 오니까, 같은 거야."
"나도 꼭 그런 사람을 하나 알고 있어."
하고 그녀는 소리질렀다.
"우리 고향에 있는 여자앤데…… 율라 베커라고 해. 언제나 그랬어. 그 앨 소풍에 데리고 갈 때마다……."
"폴리."
나는 날카롭게 말했다.
"그건 오류야. 율라 베커는 비를 몰고 오지 않아. 그녀는 비와 아무 상관이 없단 말이야. 율라 베커의 핑계를 대면 넌 '근거없는 비난'의 오류를 범하는 거야."
"다시는 안 그럴게." 그녀는 깊이 뉘우치며 약속했다. "나한테 화났어?"
나는 한숨을 쉬었다.
● 출처 : 『사랑은 오류』, 웅진출판 1995(296~299쪽)
● 작가 : 1919년 미국에서 태어나 작가와 배우로 활동하였음. 작품집 『사탕접시』 등이 있음.
● 낭독 : 최광일 - 배우. 『오필리어』 『프루프』 『빨간 도깨비』 등에 출연.
김남진 - 배우. 『오구』 『대대손손』 『경숙이, 경숙이 아버지』 등에 출연.
● 음악 : 이수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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