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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apering보다 ‘신기술’에 주목하라

金 敬 峯 2014. 2. 1. 19:50

전문가 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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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apering보다 ‘신기술’에 주목하라

2014.01.29|조회 9874

BRICs, F-5, E-8….다시 공은 이머징으로?

 

미국과 유럽의 경기회복에 즐거워하던 세계증시가 유동성의 마취에서 깨어난 이머징 마켓 때문에 털썩 주저앉았다. 아르헨티나, 인도, 인도네시아, 브라질, 남아프리카공화국, 터키 같은 신흥국들의 환율이 폭락하고 외환위기 상태다.

 

미국이 만든 금융의 글로벌화가 이젠 비수가 되어 이머징 마켓에서 선진국시장으로 날아간 것이다. 이번에 사고를 친 국가들은 이름하여 “F-5”, 깨지기 쉬운 F5(Fragile Five) 나라 인도, 인도네시아, 브라질, 남아공, 터키 다섯 나라다.

 

 

미국과 유럽금융기관들의 작명 실력은 알아줘야 한다. 10년 전 미국의 골드만 삭스가 “벽돌집, BRICs”를 내놓아 히트를 쳤다. IB가 만든 신조어에 BRICs 국가들이 협의체를 만들기도 했다. 그러나 이들 나라들은 늑대 같은 IB들의 장사 속에 춤췄을 뿐이다. 중국과 석유 팔아 달러가 넉넉한 러시아를 제외하고 이번에 브라질과 인도 남아공은 다시 금융위기의 구렁텅이에 빠졌다. 골드만 삭스의 화려한 예측은 엉터리였다.


작년 9월에 미국의 모간 스탠리가 “취약한 5대 통화국 F-5(Fragile Five)”를 들고 나왔다. 미국이 양적완화 축소의 다른 이름인 “테이퍼링(Tapering)”을 한다고 하자 F-5 국가들의 환율이 폭락하고 난리가 났다. 이번에는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가 자산운용사인 슈로더와 함께 미국 등 선진국의 양적 완화(QE) 축소 때문에 외환위기 우려가 큰 8개국을 골라 “초초해하는 8개국, E-8(Edgy or Exposed Eight)을 만들었다. 주요 신흥국들의 경상수지 적자와 순직접투자와의 관계를 보면 [그림2]의 “STAGE-I”과 “STAGE- II” 라인에 걸친 회사는 모두 문제국가들이다.

 

 

 

기존 “F-5”인 인도•인도네시아•브라질•남아프리카공화국•터키에다 헝가리•폴란드•칠레를 더한 8개 나라들이 “E-8”이다. 경상, 재정 수지 적자가 큰 나라에다 단기 외채가 많은 나라들이 더해져 E-8이 만들어졌다.


그간 신흥시장을 두고 네 마리용, 친디아, BRICS, VISTA, MINT 등등의 신조어가 난무했지만 모두 부질없었다. 미국이 금융긴축 사이클에 들어가면서 한방에 끝장났다. 신흥시장에 뭐라고 이름 붙였건 서방 IB들의 장사 속에 휘둘리는 것뿐이었다.

 

 

미국의 돈 풀기와 긴축은 신흥국의 반복적 재앙

 

미국과 유럽은 금융위기의 상습범이다. 1825년 이후 9번의 전세계의 초대형 금융위기를 일으킨 나라를 보면 1998년의 아시아 금융위기를 제외하고는 모두 유럽이 5번, 미국이 3번이었다. 특히 1971년 미국이 금태환을 중지한 이래로 미국이 세계결제통화로서 달러의 지위를 확보한 이후 종이돈 달러의 범람으로 전세계는 70-80년대는 10년에 1번, 90년대 이후에는 10년에 2번씩의 금융위기를 겪었다.

 

 

지금 세계는 단 3개의 나라다. 소비국과 생산국 그리고 생산국에 원재료와 중간재를 납품하는 하청국가다. 미국과 유럽이 소비국가이고 중국이 제조국이고 중남미와 중동은 중국에 원재료를 납품하고 일본과 독일, 한국은 중국에 자본재와 중간재를 납품하는 나라다.


미국과 유럽은 전세계의 화폐인 기축통화를 장악하고서 중국을 통해 소비품을 조달하고 대신 종이 지폐를 공급한다. 중국에 하청하는 나라들은 종이지폐 달러를 받아간다. 미국은 전세계를 글로벌화란 이름으로 시장을 개방하게 하고 금융시장에서 달러를 이자로, 배당으로, 시세차익으로 간단하게 회수해 간다. “제조 강국, 금융약소국”인 신흥국의 비애다. 가만 앉아서 꼼짝없이 당하는 것이다.


미국은 경기가 나빠지면 금리를 내리고 돈을 풀어 유동성 공급을 통해 금융시장을 살리고 본다. 90년 이후 “닷컴 버블”, “하우징 버블”, “채권 버블”은 모두 이렇게 해서 생긴 것이다. 경기회복, 주가회복 그 다음이 항상 문제다. 미국이 과도하게 풀린 통화를 줄이고 금리를 올리기 시작하면 정작 사고 친 미국은 멀쩡한데 반해 신흥시장의 금융약소국들이 금융위기에 빠진다.

 

 

 

E-5의 금융위기 “올 것이 왔다”

 

80년 이후 미국의 통화완화와 긴축사이클과 신흥시장의 금융위기를 살펴보면 이번 F-5의 금융위기는 누군가는 당해야 하는 “올 것이 온 것”이다. 80년대 이후 미국의 금융긴축은 5차례 이루어졌고 이 때마다 라틴과 아시아가 돌아가면서 금융위기를 맞았다. 이번에 옐런의 집권과 함께 시작될 미국의 긴축사이클에 인도, 인도네시아, 브라질, 터키, 남아공이 나가 떨어진 것이다.

 

 

이번에 문제가 된 “F-5”, “E-8” 나라들의 특징은 선명하다. 중국과 같은 제조대국에 원자재를 납품하는 나라거나 선진국의 하청을 하는 취약한 산업구조를 가진 나라다. “F-5”, “E-8”의 GDP 대비 경상수지 비율을 보면 모조리 적자다. 또한, 단기외채비중이 많고 외환보유고는 상대적으로 적은 것이 특징이다. 어떤 이유에서든 외자가 대거 빠지면 필연적으로 외환위기의 위험성이 상존한다. 미국의 주기적인 긴축사이클에 당할 조건을 갖추고 있는 것이다.

 

 

 

미국의 경기회복이 신흥국으로서는 예상치 못한 불똥이 튄 것이다. 미국의 빠른 경기회복이 더 빠른 양적 완화의 축소를 가져온다. 미국은 경기가 회복세를 타고 있어 Tapering의 속도를 늦추기보다는 가속화할 가능성이 있다. 9월보다 12월의 FRB의 GDP, 실업률, 물가에 대한 예상치가 훨씬 공격적이다.


이러한 상황이면 F-5, E-8의 국가들의 금융위기는 더 심화될 가능성이 있다. 또한, 그간의 경험으로 보면 이머징마켓의 금융위기는 궁극적으로 선진국 IB들이 신흥시장의 폭락한 자산을 헐값에 사들이는 투자의 기회로 작용한다. 신흥국의 불행한 시기는 늑대 같은 선진국투자가들이 호시탐탐 차익을 노리는 기회의 시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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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경제는 미국보다 중국이 더 중요하다?

 

다행히 한국의 경우는 경상적자나 외환보유고 측면에서 이번 위기에서 비켜나 있다. 그러나 대문 활짝 열린 한국의 자본시장에서는 외국인들 입장에서는 언제든지 들고 날 수 있기 때문에 단기적인 자금이동에 따른 주가와 환율의 변동성은 피할 길이 없다.


금융위기로 아시아에서 바뀐 것이 있다. 값싼 노동력으로 세계가 필요한 모든 것을 만들어 냈던, 세계의 을(乙)이었던 중국이 바뀌었다. 영원한 을이라고 생각했던 13억의 중국이 금융위기를 계기로 이젠 갑(甲)이다.

 

중국의 부자들이 전세계 럭셔리의 1/4을 소비한다. 전세계 자동차 소비의 최대 시장이 지금 중국이다. 중국은 경제규모로도 G2지만 전세계 억만장자의 수에서도, 포천 500대 기업의 수도 미국에 이은 2위다. 연간 해외관광객의 수가 9,100만 명으로 이젠 전세계가 중국 관광객을 잡으려고 혈안이다. 한번에 550명의 승객을 태울 수 있는 “날아다니는 호텔”이라는 프랑스 A-380 비행기의 최초 비행지도 북경의 수도공항이었다.


아시아가 미국, 유럽으로부터 더 배울 것은 많이 있지만 더 이상 미국, 유럽모델을 따라가겠다는 생각은 없어졌다. 지금 기업가들 중에서 미국과 유럽의 동향에 관심은 갖지만 미국, 유럽에서 떼돈 벌겠다는 이는 거의 없다. 지금은 모두 아시아, 그리고 중국이다. 한국의 경우는 수출의 1/3을 의존하고 국가 전체 무역수지 흑자의 2배를 벌고 있는 중국이 중요하다.


중국의 HSBC PMI가 50 이하로 나오자 주가가 큰 충격을 받았다. 또한, 2013년에 14년 만에 최저인 7.7%의 성장을 하자 중국경제에 대한 걱정이 많다. 그러나 중국의 2013년 7.7% 성장은 시진핑 집권 이후 대대적인 사정과 고위층의 부정부패 단속의 과정에서 소비가 위축된 상태에서 나온 성장률이다. 급증하던 백주 등 고급술의 판매 감소, 명품소비의 둔화 외제차의 판매둔화는 모두 시진핑의 군대와 관리들에 대한 반부패와 과소비억제 정책 때문이다.


또한, 2013년 리커창 총리가 19개 산업의 구조조정을 시작한 상태에서 생산규모 축소과정에서 나온 성장률이다. 소비와 생산 두 분야 모두 정부의 강제적인 억제가 있었다. 중국경제는 대형국유기업이 60-70%를 담당하는 주력이고 HSBC는 중소형 민간기업을 대상으로 하는 조사이기 때문에 큰 의미를 부여하기 어렵다.

 

 

2014년에 중국 경제는 성장률보다는 구조변화에 주목해야 한다. 2014년 중국은 구조조정을 마무리 짓고, 구조개혁을 본격화하는 해이다. 시진핑은 2014년 지방성장의 평가에서 GDP 요소의 가중치를 대폭 낮췄다. 중국의 지방정부 중 천진, 중경, 운남 등 17개 성이 2014년 경제성장률을 2013년보다 낮추었다.


그래서 중국은 구조조정이 마무리되는 3/4분기 이후를 주목할 필요가 있고 2014년 이후 경제를 보는 관점은 민간의 분배 성장률이 중요하다. 시진핑 개혁의 핵심은 국가의 지분을 줄이고 민간의 배분비율을 높인다는 것이다. 이것이 18차 3중전회의에서 시진핑이 내건 개혁의 핵심이고 그 중심에 국유기업개혁이 있다. 2014년에 중국의 GDP 성장률은 7.8% 선에 그치겠지만 민간 부분의 분배 성장률은 2013년보다 훨씬 높아질 전망이다.

 

 

증시도 마찬가지다. 정권의 구조조정의 칼날이 겨냥한 곳은 추풍낙엽이었고 정권이 육성하고자 하는 분야는 폭등세다.  2013년 중국의 상해, 심천 A증시의 지수는 각각 -7%와 11%의 하락세를 보였다.


그런데 A증시를 상장 종목별로 들여다 보면 총2,648개 상장주식 중에서 68%인 1,678개가 상승했다. 더 드라마는 시장 전체는 하락했지만, 주가가 50% 이상 상승한 종목의 수가 574개나 된다. 이는 전체 상장주식수의 22%로 5종목 중 한 종목은 50% 이상의 초고수익을 낸 것이다. 왜 이런 현상이 나타난 것일까? 업종별로 보면 답이 있다.


상승한 종목을 업종별로 보면 정보서비스, IT, 바이오, 여행, 오락, 농업 등 민영기업이 주력인 업종은 20~80%대의 상승률을 나타내었고 정부소유 6대 국유독점산업은 대부분 마이너스 수익률을 보였다.


중국의 민영기업 육성정책, 분배구조개선 정책이 주가에 적나라하게 반영되어 있는데 한국의 대중국 펀드투자는 대부분 6대 국유기업에 집중되어 있어 수익률이 낮은 것이다. 중국증시가 미스터리라고 하지만 그게 아니라 중국의 정책을 잘 들여다 보면 답이 있다.

 

 

 

 

위기 이후 봐야 할 것은 세계를 변화시킬 “신기술”이다.

 

미국이 장악하고 있는 금융패권이 풀린 돈 거두어들이는데 신흥시장이 간여할 여지는 없다. TAPERING을 어떤 강도로, 얼마 기간 지속하던 그건 미국 마음이다. 그러나 미국의 입장에서는 단기적으로 통화패권, 금융의 힘을 이용해 이웃 나라, 또는 신흥시장의 껍데기를 벗겨 먹는 짓을 할 수는 있지만 돈 찍는 프린터 만으로 경제를 영원히 끌고 갈수는 없다. 금융은 그 자체로는 불임산업이고 반드시 제조업이라는 숙주를 거쳐야 부가가치를 창출하기 때문이다.


당분간 미국의 돈 장난에 휘둘리기는 피할 길이 없지만 돈 벌 기회는 없을까? 위기 이후에는 새롭게 등장할 “신기술”이 중요하다. 신기술을 잘 보면 미국의 돈 장난에 휘둘려 잃어버린 돈을 만회할 기회가 있다.


1789년 이후 세계 경제를 보면 일정한 주기로 변화가 있었고 변화의 마지막은 항상 위기가 있었다. 그리고 세계 경제 위기의 역사를 보면 항상 위기 이후에는 세상에 없던 새로운 기술이 등장해 세계의 경기회복을 이끌었다.


그래서 불황의 역사는 아이러니하게도 신기술의 역사와 일치한다. 불황의 그늘에서 항상 신기술이 탄생하고 그것이 새로운 성장의 동력이 되고 다시 경기를 장기간 호황으로 가져가는 견인차가 역할을 했다.

 

 

 

1870년대의 불황에서는 지금은 전통산업이라고 대접받지 못하지만, 인류의 생활에 획기적 변화를 가져온 에디슨의 전화, 카네기의 철강, 록펠러의 석유정제기술, 포드의 자동차기술이 등장했다. 이런 획기적인 변화를 몰고 온 에디슨, 카네기, 록펠러, 헨리 포드는 거부가 되었다.


1929년 대공황 이후에는 폴라로이드카메라, 레이더, 제트엔진, 테프론, 마이크로스코프, 나일론, 헬리콥터, 복사기 같은 신발명품이 대거 등장했다. 1970년대의 불황에서는 도트프린터, 잉크젯 프린터, 셀룰러폰, 비디오게임기, 워크맨, 고어텍스, 포스트잇, 이더넷, VCR, 인텔의 CPU, 시험관아기가 등장했다.


1980년대의 불황기에는 애플의 PC와 빌게이츠의 MS-DOS가 등장해 개인용 PC시대를 열었고 1990년대 불황기에는 이메일, 야후, 이베이, 아마존, 게놈 같은 인터넷과 바이오 분야에서 신기술이 대거 등장했고 2001년 닷컴 버블 이후에는 구글 검색엔진, 리눅스, iPhone 줄기세포 등이 나왔다.


증기기관, 석유, 전자 등의 역사이래 3대 혁신기술의 역사를 보면 통상 3번 정도의 변곡점이 있었다. 2008년의 금융위기가 그리 심각한 것 같고 미국의 TAPERING이 난리인 것 같지만 1820년 이후 세계의 기술혁신과 경기주기를 보면 지금은 크게 보면 3번의 혁신의 3번째 미니 크랙에 노출되어 있고 그 수습의 과정에서 나온 것이 미국의 TAPERING이다.

 

지금은 혁신기술의 3번 째단계인 컴퓨터의 시대이고 컴퓨터는 지금 PC(Personal Computing)에서 NC(Network Computing)로 그리고 이제는 CC(Cloud Computing)로 변화하고 있다. 네트웍 컴퓨팅이 만든 사회의 변화를 보면, 먼저 “E-mail”이다. 발 없는 말을 1초에 지구를 일곱 바퀴 반을 도는 속도로 전세계로 순식간에 정보를 보내는 E-mail이 만든 정보화였고 다음이 “EC(Electronic Commerce: 전자상거래)”였다.


2008년 금융위기 이후에는 양방향 소통인, 사람과 사람 상호간의 작용인 “SNS(소셜네트웍)”가 대세다. 그런데 2014년 위기의 회복단계에서는 이젠 사람뿐만 아니라 모든 사물간의 상호작용을 의미하는 “사물간 인터넷, IOE(Internet of Everything)”가 대세다. 사람에서 사물까지 연결되는 “초(超) 연결사회”가 도래하고 있고 여기에 로봇과 3D프린팅이 붙어 제조혁명을 탄생시키기 직전이다.


초연결된 세상에서 인간을 대신할 감각과 미세동작이 가능한 로보트의 등장은 “메이드 인 차이나 시대”의 종말을 가져올 수도 있다. 제조업이 떠난 미국을 세계 다시 세계 최대의 생산국으로 만들 수도 있고 중국이 이를 활용하면 영원한 제조대국으로 남을 수도 있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의 세상을 바꿀 신기술과 거상은 네트워크와 물질세계의 융합에서 나올지 모른다.

 

 

 

돈은 “IT서비스”로 모인다

 

“난세에 영웅 나고 불황에 거상이 난다.” 결국, 필요는 발명의 어머니고 궁핍은 부자 되는 기회였다. 전쟁이 끝나면 영웅이 나오고 불황의 역사를 보면 위기 뒤에 신기술이 나오고 이 신기술은 거부를 만들었다. 글로벌 금융위기를 겪은 세계 경제에서 다시 세계를 장기간의 호황으로 이끌 신기술은 무엇일까?

 

역사적으로 “패권이 어디로 가냐는 황금이 어디로 갔는지를 보면 된다”. 돈의 흐름이 시대변화를 읽는 중요한 단초다. 지금 전세계의 달러는 중국과 중동에 모인다. 전세계의 유동성은 결국 “오일머니”와 “차이나 머니”다. 미국과 유럽은 채무자이고 중동과 중국이 전세계의 채권자다. 그래서 미국의 달러가 난리를 치고는 있지만, 미국의 달러는 기회만 생기면 미국을 탈출해 신흥시장으로 가버린다.


달러는 가끔 고향에 문제가 있거나 떼돈 벌 기회가 생기면 득달같이 미국을 돌아가지만 얼마 못 참고 다시 BRICs, VISTA, MINT 등등의 요상한 이름을 붙여 신흥시장으로 내뺀다. 돈이 어디로 가는지는 돈에게 물어 보는 것이 답이다. 돈은 멍청하지만, 돈은 가장 총명한 아인슈타인도 고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지금 업종별로 보면 돈은 어디로 모일까? IT와 자동차 바이오다. 전세계 10대 현금부자 기업을 보면 답이 있다. 10대 기업 중 7개가 IT이고 2개가 자동차이고 1개가 바이오다. IT도 자세히 보면 빅3, 애플, 구글, M/S모두 모두 IT서비스회사다. 삼성전자가 잘나는 것처럼 보이지만 IT하드웨어는 한계가 있다. 지금의 대세는 IT하드웨어가 아니라 서비스다. 그리고 삼성이 애플을 이겼다고 하지만 그건 매출액이고 현금에서는 삼성은 애플의 1/5에도 못 미친다.

 

 

그간의 첨단유망산업을 자세히 들여다 보면 “최고의 유망산업은 바로 인간”이다. 인간의 일을 대신하는 것에서 돈을 벌고, 인간이 가지지 못하는 것, 인간의 결핍에서 돈을 번다. 인간의 눈을 대신하는 기계가 비디오(Video)이고 귀를 대신하는 기계가 오디오(Audio)이다. 이를 두 개를 합치면 “A/V”, 소위 가전제품이다.


눈과 귀를 통해 얻는 정보를 전달하는 신경기능을 대신 하는 기계가 통신기기(Communication)이고 얻은 정보를 처리하는 인간의 뇌를 대신하는 기계가 컴퓨터(Computer)이다. 이 둘을 합친 것이 바로 “C&C”로 일컬어지는 정보통신기기이다.


지금 사람의 뇌와 뇌를 연결하는 기계가 바로 인터넷이다. 요즘 현대인들은 모든 정보를 손안에 있는 컴퓨터 두뇌, 스마트폰에 넣어 다닌다. SNS를 통해 실시간으로 다른 이의 머리 속에 들어갔다 나왔다 한다. 그 다음은 무엇일까?


인간과 물질세계와의 소통이다. 바로 “사물간 인터넷(Internet Of Everything)”이다. 네트워크와 물질세계의 융합이 바로 사물간 인터넷이다. 모든 사물에 통신이 가능한 전자 칩을 심고 무선으로 인간과 연결하는 것이다. 인터넷과 센서가 집으로, 농장으로, 차로, 도로로, 사무실, 공장으로 진입하면 가정혁명, 농업혁명, 운전혁명, 유통혁명, 생산혁명, 사무혁명이 일어날 전망이다.

 

 

냉장고 세탁기가 말을 하고 TV가 쇼핑을 한다. 보는 데로 정보를 검색하고 명령하는 구글그라스와 알아서 자동으로 굴러가는 구글의 드라이브리스 카가 이미 등장했다. 사무실이 직원이 퇴근하면 알아서 에어컨과 조명을 조절한다. 아마존이 무인 수송기인 드론을 이용해 택배를 시범서비스 하고 있다. 디지털 눈과 센서를 가진 로보트와 드론이 3D업종을 대신한다.


이 모든 것의 콘트롤이 이젠 모바일에서 “입는 컴퓨터(wearable computer)”를 통해 이루어질 전망이다. 보이는 대로 찍고, 조종하고 명령하고 하는 사이 엄청난 정보가 “빅데이타(Big Data)”로 구축된다.


모바일이 대세였던 2004년 이후 10년간 사상 유례없는 금융위기가 있었지만, 애플은 33배, 구글은 10배나 주가가 올랐다. 이번 위기 다음에도 다시 10-30배의 주가상승을 이끌 업종과 기업은 분명 나온다. 입는 컴퓨터, 각종의 인간의 오감을 닮은 센서와 이를 장착한 사물과 로보트, 정보를 처리할 반도체, 엄청난 빅데이타를 저장할 저장장치, 해커를 방지할 보안시스템이 모두 새로운 초대형 성장산업이다. 하드웨어에 강한 한국은 IT서비스에서는 갈 길이 멀지만 대신 센서와 반도체 저장장치 그리고 보안시스템에서 수혜 주는 분명히 있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