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처의 길 팔정도
옛날에 어떤 사람이 편안하게 걸어 다니려고 이 세상을 가죽으로 덮어씌우려 했다는 이야기가 있다.
그 사람은 신발을 신는 것이 훨씬 쉽다는 것을 알았다.
*** [아시아엔=김덕권 원불교문인협회 명예회장] 불교의 근본 교리 가운데 8정도(八正道)를 알아보자. 팔정도는 팔지성도(八支聖道)라고도 한다. 사성제(四聖諦) 가운데 마지막의 도제(道諦)에서 가르치는 깨달음(滅諦)을 성취하는 원인이 되는 “여덟 부분으로 이루어진 성스러운 길, 수단 또는 실천 덕목”을 말한다. 팔정도의 반대를 팔사(八邪) 또는 팔사행(八邪行)이라고 한다. 팔정도는 고집멸도(苦集滅道)의 사성제 중 마지막 도제의 구체적 내용으로 설명된 것이다. 고집멸도의 사성제는 집(集)과 고(苦)라는 연기(緣起) 항목과 도(道)와 멸(滅)이라는 연기항목을 합하여 구성되어 있다. 집(集)은 고의 원인 또는 인연이 되며, 도는 멸(滅)의 원인 또는 인연이 된다. 고집멸도는 고통의 원인이 집착 또는 갈애(渴愛)이며, 고통을 소멸시키는 원인 또는 수단이 도라는 연기관계를 밝힌 것이다. 팔정도는 순차적인 단계가 아니라 완전한 깨달음 즉, 열반에 도달하는데 필요한 구성요소들을 나열한 것으로 서로가 서로를 돕는 관계에 있다고 보는 것이다. 하지만 실천 수행이라는 측면에서는 팔정도를 크게 계(戒)·정(定)· 혜(慧)의 3학(三學)으로 분류한다. 정견(正見)·정사유(正思惟)가 혜에 속하며, 정어(正語)·정업(正業)·정명(正命)이 계에 속한다. 그리고 정정진(正精進)·정념(正念)·정정(正定)이 정에 속한 것으로 분류된다. 또한 계·정·혜는 서로를 도와 깨달음을 증득하게 하는 것이지만, 크게 보아 계에 의지하여 정을 얻고, 정에 의지하여 혜를 얻는 것으로 생각한다. 팔정도의 구체적인 내용을 알아보자. 첫째, 정견이다. 바른 견해라는 뜻으로 엄밀하게는 인과의 도리 즉, 원인과 결과의 법칙, 곧 연기법을 바르게 아는 지혜를 뜻한다. 이러한 뜻의 정견은 팔 사행 가운데 사견(邪見)의 반대다. 이 경우, 정견은 수행이라는 측면에서는 12연기·4성제·3학·6바라밀로 대표되는 인과의 법칙 즉, 연기법이라는 이치 또는 진리를 체득하는 것을 의미한다. 정견은, 보다 넓은 뜻으로는 오견(五見:신견(身見), 변견(邊見), 사견(邪見), 견취견(見取見), 계금취견(戒禁取見)을 멀리 떠난 상태를 말한다. 달리 말하면, 불교에서 인정하는 바른 세계관 또는 인생관 모두를 가리키는 말이다. 즉, 정견은 사성제와 연기법을 비롯한 모든 불교의 진리들에 대한 유루(有漏)·무루(無漏)의 지혜들을 통칭한다. 둘째, 정사유다. 정사유는 올바른 사고방식 또는 올바른 마음가짐을 가리킨다. 즉, 항상 올바른 지혜에 의해서 바르게 사유(思惟)하고 나 자신의 본분은 무엇인가, 나 자신은 무엇을 하여야 할 것인가를 생각하는 것이다. 셋째, 정어다. 정어는 올바른 언어적 행위를 가리키며, 올바른 견해나 올바른 사고방식에 입각한 말은 올바른 말이 된다. 구체적으로는 행하지 않아야 할 것으로 거짓말(妄言), 욕설(惡口), 두 가지 말(兩舌), 쓸데없는 말(綺語)의 네 가지를 행하지 않는 것을 들 수 있다. 행해야 할 것으로는 성실하고 정다운 말로 사람을 대하는 것을 들 수 있다. 넷째, 정업이다. 정업은 올바른 신체적 행위를 가리킨다. 올바른 업(業)을 짓는 것이다. 살생(殺生)·도둑질(偸盜)·불륜(不倫) 등 잘못된 행위를 떠나 선행(善行)을 쌓는 것을 말한다. 다섯째, 정명이다. 정명은 올바른 생활을 가리킨다. 즉, 신(身)·구(口)·의(意)의 3업(三業)을 바르게 하는 것이다. 사성제·연기의 법칙·인과의 법칙 등의 진리에 합당한 생활을 말한다. 정명의 반대를 사명(邪命) 또는 사활명(邪活命)이라 한다. 여섯째, 정정진이다. 정정진 또는 정근(正勤)은 올바른 노력 또는 올바른 용기를 가리킨다. 용기와 노력을 가지고 도를 행함으로써 열반을 성취할 수 있다는 것을 뜻한다. 일곱째, 정념이다. 정념은 바른 기억, 세심한 생각 즉, 주의력을 가지고 수행에 임하라는 것이다. 또한 생활에서는 자신과 주변의 입장에 대해 세심하게 주의를 기울이는 사려 깊은 태도로 일에 임한다는 것을 뜻한다. 정념의 반대는 망념(忘念)이다. 여덟째, 정정이다. 정정은 올바른 선정(禪定)을 가리킨다. 선정을 통해 마음이 안정되고 고요해진다. 이에 의해 사물을 정확하게 보는 정견, 즉 올바른 견해 또는 지혜가 발현되며 이에 따라 정업·정명 등의 올바른 행동과 생활을 할 수가 있는 것이다. 대승불교의 교의에 따르면 선정 바라밀은 지혜바라밀이 발현되게 하는 직접적인 수단 또는 원인이 된다. 팔정도의 실천이 중도(中道)다. 존재의 실상을 논리적으로 개념화한 것이 연기법이라면, 실천적으로 개념화한 것이 중도다. 그리고 그 중도의 내용이 팔정도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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