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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성, 박찬호, 김연아… 그들은 ‘자기 암시’로 성공했다!

金 敬 峯 2009. 3. 24. 17:56

[직장인 칼럼] 박지성, 박찬호, 김연아… 그들은 ‘자기 암시’로 성공했다! 
  2009년 3월 24일 / 삼성

박지성, 박찬호, 김연아와 같은 스포츠 스타들은 뛰어난 경기력으로 각광 받고 있다. 그런데 사실 이들과 엇비슷한 능력, 또는 더 뛰어난 역량을 가진 선수가 없는 것은 아니다. 실제로 국가대표급 선수들의 기량은 큰 차이가 없다. 그럼에도 승리하는 선수가 있는가 하면, 패자의 눈물을 흘리는 선수도 있다.

어떤 종목이든 국가대표팀 감독은 대표선수 선발 때 종종 고민에 빠진다. 큰 대회에서 좋은 성적을 내는 ‘실전용 선수'와 기량이 뛰어남에도 불구하고 입상에 실패하는 ‘연습용 선수'가 있기 때문이다. 스타덤에 오른 선수는 한결같이 실전용 선수이다. 그들은 자신의 능력을 극대화하는 방법을 알고 있다.


자기 암시는 성공의 열쇠다

 
비슷한 실력을 가지고 있어도 실전에 강한 사람은 자기 암시법을 제대로 알고 있다. 스포츠 스타들 또한 경기 전 자기 암시를 통해 능력을 극대화한다. 스포츠 스타의 사례를 통해 자신감을 얻을 수 있는 자기 암시법을 익혀 보자.

자기 암시는 스스로 일정한 생각을 되풀이해 말함으로써 저절로 그러한 상태가 마음에 새겨지게 하는 심리 작용이다. 마음에는 의식과 잠재의식이 있는데 겉으로 드러난 의식은 극히 일부분일 뿐이다. 따라서 성공하기 위해서는 스스로 잠재의식을 자극해야 한다. 잠재의식은 상상과 현실을 구분하지 못해 암시로 변할 수 있는데, 예를 들어 귤을 생각만해도 침이 넘어가는 것은 잠재의식이 상상과 현실을 구분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프로복싱 헤비급 챔피언이었던 무하마드 알리는 리스튼과의 경기에 앞서 “나는 세계 최고다”라고 말해 잠재의식 깊은 곳부터 자신의 모습을 챔피언으로 바꿨다. 서울 올림픽 100m 달리기 우승자인 칼 루이스는 “스타트 때 첫 번째로 골인하는 모습을 머릿속에 확실히 그린다”며 자신의 우승을 확신하는 것으로 자기 암시 효과를 보았다.

 

이처럼 성공을 부르는 자기 암시는 아침에 일어남과 동시에 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온 몸의 근육이 이완되어 있고 뇌파는 새로운 생각을 받아들이기 적합한 알파파 상태이기 때문이다. 낮이나 저녁에는 근육을 풀어 주는 스트레칭과 복식호흡으로 몸과 마음을 이완시킨 뒤 하는 것이 좋다.

자기 암시를 할 때 필요한 효과적이고 구체적인 방법이 있다. 자기 암시는 같은 말을 여러 번 되새기는데, 이때 사용하는 자기 암시문에는 크게 다섯 가지가 담겨야 효과적이다.


첫째, 1인칭 ‘나'를 넣는다
 

‘나는 반드시 빅 리거가 된다(야구 박찬호).' ‘이 경기장에선 내가 최고다(축구 박지성).' 박찬호는 중학생 때부터, 박지성은 고교생 때부터 이같은 암시문을 되뇌었다. 이들은 각각 미국과 잉글랜드에서 구미 혹은 아프리카계 선수들과의 체력이나 기술 싸움에서 항상 이길 수 있다는 믿음을 갖기 위해 암시를 하고 있다.

이들이 암송하면서 강조하는 부분은 바로 ‘내가'이다. 승리하고 성공하는 주체가 곧 자신임을 확실히 새기는 것이다. 이에 비해 어떤 사람은 ‘열심히 하면 성공한다' 등 주어가 생략된 표현을 사용한다. 그러나 다짐이란 것은 나 자신이 포함돼야 의지가 샘솟는다. 구체적인 주체가 나타나야 어려움을 적극적으로 헤쳐 나갈 힘이 생기는 법이다.


둘째, 시제는 현재형으로 한다

 
자기 암시문은 ‘나는 지금 사장이다'처럼 현재 진행형이어야 추진력이 있다. ‘나는 앞으로 사장이 될 것이다'와 같이 미래형이면 노력을 뒤로 미루게 된다. 누구나 힘든 일은 미루고 싶은 심리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암시문은 늘 현재진행형이어야 한다.

1986년 멕시코 월드컵 아르헨티나전에서 한국은 전반 0-2로 뒤지고 있었다. 세계 무대에서 자주 뛰지 못한 경험 부족이 문제였다. 상대가 세계 최강이라는 점도 심리적인 위축을 불러일으켰다. 그러나 후반전에 앞서 허정무 선수(현 국가대표팀 감독)는 동료들에게 “쟤들 별 거 아니다”라고 강하게 외쳤다. 주문과도 같은 이 암시문을 외운 선수들은 후반 아르헨티나와 한 골씩을 주고 받으며 대등하게 게임을 했다. 지금 자신이 가진 능력을 확신하는 문구는 이처럼 강력한 것이다.


셋째, 절대 긍정으로 한다

‘나는 실수하지 않고 침착하게 잘한다.' 피겨 여왕 김연아 선수의 암시문이다. 김연아 선수는 메이크업을 하는 한 시간여 동안 이같은 암시문으로 마음속에 마법을 건다. 그런데 필자는 김연아 선수의 암시문에 한 가지를 보완해 보고 싶다. 문구에서 부정적 단어인 ‘실수'를 빼는 것이다.

암시문의 모든 단어는 부정어나 긍정어를 가리지 않고 머릿속에 입력된다. 김연아 선수의 경우 ‘실수', ‘침착', ‘잘한다'가 모두 새겨지는 것이다. 부정적인 내용이 포함된 문구보다는 단순한 긍정문이 변화에 민감하다. 예를 들어 ‘나의 힘은 미약하지만 최선을 다한다'보다는 ‘나는 반드시 이룰 힘이 있다'는 표현에 더욱 힘이 실린다. 그런 의미에서 김연아 선수도 ‘나는 침착하게 잘한다'로 표현을 바꾸는 게 자기 암시차원에서 더 효과적일 것이다.

 


넷째, 강한 동기를 불어 넣는다

“우리 선수들은 나무 위에 매달릴 수도 있습니다.” 지난 2000년 가삼현 대한축구협회 국제부장이 히딩크 감독을 한국 대표팀으로 영입하기 위해 한 말이다. 당시 히딩크는 “선수들에게 저 나무 위에 올라가라고 지시할 수 있습니까?”라고 물었다. 승리에 대한 의지가 얼마나 강한가를 물은 것이다.

목적을 이루기 위해서는 능력과 동기가 필요하다. 그리고 둘 중 추진력이 더 강한 것은 동기다. 암시문은 꼭 이뤄야 하는 이유를 넣는 게 좋다. 역도 국가대표 장미란 선수는 바벨을 들지 못하면 총알이 발사된다는 심정을 담아 ‘나는 살기 위해 든다'라는 암시문을 되뇌었다. 많은 사람들이 흔히 단순한 소망을 열거하는데, 이는 안 하는 것보다 긍정적이지만 성취는 쉽지 않다.


다섯째, 절대적으로 믿는다

 
말 한마디, 행동 하나도 절대적으로 믿고 실천해야 효과가 있다. 여자 핸드볼의 임오경 선수는 ‘핸드볼은 내 운명이다. 운명을 겸허하게 받아들인다'는 자세로 생활한다. 열악한 환경에서 올림픽 메달을 따낸 것은 절대적으로 이길 수 있다고 믿고 훈련한 결과다.

프로축구단 수원 블루윙즈의 차범근 감독은 요즘에도 선수 시절과 똑같이 “나에게 허벅지 근육은 생명이다”라고 말한다. 다리와 허벅지가 축구인생의 버팀목이라고 절대적으로 믿는 것이다. WBC 김인식 감독의 암시문은 ‘나의 따뜻한 눈빛이 친구를 만든다'이다. 그는 부드러운 눈빛이 부드러운 리더십의 원천이라고 굳게 믿는 것이다. 따라서 WBC 1라운드에서 숙적 일본에게 콜드 게임패를 당했어도 선수들을 살갑게 대하는 절대적인 믿음을 보였고, 다음 일본전에서 1대 0 승리의 극적인 반전을 이룰 수 있었다. 박찬호 선수 또한 메이저 리그에서 동양 선수로서 온갖 수모와 힘든 시절을 겪으면서도 빅 리그에서 성공할 수 있다는 강한 믿음을 잃지 않았다.

우리에게 언제나 명승부의 감동과 노력의 중요성을 깨닫게 해주는 스포츠 스타들은 승리를 위해, 그리고 자신을 위해 자기 암시문을 되뇐다. 그들처럼 나만의 자기 암시문을 만들어 늘 마음속에 새겨 두자. 그리고 그것을 이룰 수 있다는 믿음을 가진다면 자신의 꿈에 한 걸음 가까이 갈 수 있을 것이다.


- 이상주 / 스포츠조선 전문기자(부장). <이 경기장에선 내가 최고다>, <두려움만 정복하면 당신도 스피치의 달인>, <설득은 안타도 홈런을 만든다>, <자녀를 리더로 이끄는 아빠의 대화법>, <세종대왕 가문의 500년 야망과 교육> 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