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살아가면서 성공과 행복을 위해 무수한 노력과 열정을 쏟는다. 그러나 직·간접적인 경험에서 우러나온 올바른 지침이 없다면 그 노력과 열정은 우리 인생에 제대로 된 효과를 가져오기 어렵다. 자신의 인생을 획기적으로 변화시킬 수 있는 지침, 즉 ‘습관'은 과연 무엇일까.
관념적인 행복보다는 실질적인 성공을 위해
서양 격언에 재산을 잃는 것은 조금 잃는 것이고, 명예를 잃는 것은 많이 잃는 것이며, 건강을 잃는 것은 전부를 잃는 것이라는 말이 있다. 필자는 오히려 그 반대가 아닐까 생각해 본다. 현대사회에서 성공하지 못하면 명예를 지킬 수 없을 뿐 아니라 건강도 지킬 수 없다. 1970년대 TV 드라마 <얄개 시리즈>의 주인공으로 이름을 날렸던 손 모 씨가 쓸쓸히 적십자병원에서 사망했다. 자신이 감독, 주연, 시나리오까지 맡아 제작했던 영화 <동경아리랑>이 실패한 후 건강이 악화된 것이다. 그는 행려병자 생활을 하다 적십자병원에서 쓸쓸히 세상을 떠났다. 그를 죽음으로 몰고 간 것은 ‘성공하지 못한 인생'에 대한 괴로움이 아니었을까.
<행복의 정복>을 쓴 러셀도 “인간은 동물이다. 따라서 인간의 행복은 관념적인 고상한 생각이 아니라 인간의 생리에 의해 좌우된다”고 말했다. 인간은 모두 관념적인 행복보다는 실질적인 성공에 의한 행복을 원한다는 말이다. 우리는 보다 더 실질적인 성공과 그에 따르는 행복을 위해 살아가야 하며, 그것을 위한 좋은 습관을 늘 마음속에 새겨 두어야 한다.
성공과 행복을 위한 좋은 습관
이제 본격적으로 ‘성공과 행복을 위한 좋은 습관'을 알아 보자. 필자는 <중앙일보> 기자 시절 대외적으로는 지위 높은 전문가인양 행동했지만 사실은 부동산과 주식 투자 실패로 무일푼 상태가 된 적이 있다. 이후 정신 차리고 재기하기 위해 습득한 ‘경험칙'인 50가지 습관을 가지고 있다. 지금도 좌우명처럼 지키고 있는 50가지 습관 중에서도 가장 중요한 세 가지 습관을 언급하려 한다. 이 세 가지만 체득해도 세상이 달라질 것이라고 믿는다.
습관 1. 조합하는 능력을 길러라
‘조합하는 능력'이란 세상을 바꾸고 가난뱅이를 부유하게 만드는 기본 원칙이다. 이 세상에는 우리가 원하거나 필요로 하는 모든 것들이 존재한다. 멋진 디자인, 맛있는 요리, 훌륭한 펀드 상품, 노벨상을 타게 된 훌륭한 이론, 반도체 이론 등. 이 모든 것의 원료 자체는 큰 의미가 없다. 다만 무수한 원료 중 무엇을 선택해서 어떻게 조합하느냐에 모든 것이 달렸다. 물론, 그것이 얼마나 시대상을 반영하는가에도 큰 영향을 받는다.
결국은 부분적으로 모방한 것을 전체적으로 어떻게 조합하는 지가 중요한 습관이라는 이야기다. 레오나르도 다빈치는 얼굴을 그릴 때 각 부분을 나누어 놓고 상황에 따라 적당한 형태로 조합했다고 한다. 신비한 미소로 유명한 ‘모나리자'도 수많은 눈, 코, 귀, 입의 데이터뱅크에서 골라내 조합한 것이다. 이를 ‘다빈치 기법'이라고 한다.
지식을 기반으로 하는 현대 사회에서 새로운 것이란 존재하지 않는다. 새로운 것도 기존의 정보를 해석하고 재구성한 것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이 칼럼의 문장 하나하나는 별 의미가 없다. 다만 그것이 전체적으로 어떻게 구성돼 있으며 어떤 메시지를 주는지에 주목하라. 아무리 어려운 내용이라도 전체를 이해하면 그 진면목을 낱낱이 살필 수 있다.
습관 2. 몰입은 성공으로 가는 지름길이다
어떤 사람은 야근을 자주하는 회사는 망한다고 주장한다. 정시 출근해서 집중력을 발휘해 열심히 일하고 정시 퇴근을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한다. 야근이 잦은 곳은 주간에 업무를 소홀히 하고 야근을 해서 그 소홀함을 메운다는 것이다. 이 주장은 매우 일리가 있다. 주간 업무 효율을 높이고 야근비도 절약하면 회사에 큰 도움이 될 것이다.
하지만 일을 오래 한다고 해서 효율성이 낮아지는 것은 아니다. 필자는 어떤 일에 빠져 몇 달 동안 쉬지 않고 작업을 한 경우도 있다. 물론 피로감은 거의 느끼지 않았다. 나름대로 약간의 휴식과 명상으로 컨디션 조절만 했을 뿐이다. 일에 대한 피로감은 시간에서 오는 것이 아니라 일을 즐기며 몰입하고 있느냐, 그렇지 않느냐에 달렸다. 이기고 있는 도박꾼은 며칠 동안 밤을 새더라도 결코 피곤해 하지 않는 법이다.
빌 게이츠, 이건희 회장, 이명박 대통령 등은 평소에 네다섯 시간의 수면 외에는 자신의 일에 몰입한다고 한다. 이건희 회장은 신경영을 구상할 때 잠을 자지 않고 꼬박 48시간을 일한 적도 있었다고 한다. 야근에 대해 지나치게 부정적인 사람은 성공하기 어려운 사람일 것이다. 즐기고 몰입하며 일하는 사람들 중에서 쓰러졌다는 사람이 있다는 이야기는 듣지 못했다.
이제 지금까지의 상식을 수정해 보자. ‘야근을 자주 하는 회사는 망한다. 일도 못하면서 야근도 하지 않는 회사는 더 빨리 망한다. 일도 잘하면서 필요할 때 야근도 잘하는 회사는 일등 회사가 된다.
낮에 몰입해서 일하다가 무엇인가 중요한 결과가 나오려는 순간 야근을 하지 않고 시계 바늘처럼 퇴근을 한다면 무슨 효과를 기대할 수 있겠는가. 이럴 때는 회사에서 시키지 않더라도 자발적으로 야근을 해야 한다. 바로 이때 진정한 집중력이 발휘되며, 위대한 결과물이 탄생한다. 그런 의미에서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탄력근무제는 회사와 개인의 생존을 위해서라도 필수불가결한 제도이다.
습관 3. 소유보다는 삶을 선택하라
인간이 생존하기 위해 필요한 것은 많지 않다. 하루에 최소 1,000칼로리의 열량, 약 1.5리터의 물, 체온을 유지해줄 덮을 것 정도만 있으면 된다. 추가로 약간의 무기질과 비타민, 항생제 정도가 필요할 것이다. 사치품은 꼭 필요하지 않으면서 소유하고 있는 물건을 말한다. 벤자민 프랭클린은 “자신에게 필요하지 않은 것을 사는 사람은 자신이 필요한 것을 팔 수밖에 없다”고 말한 바 있는데, 사치품은 삶을 단순화시키는 것과 맥이 닿아 있다.
미국의 수필가 헨리 데이빗 소로우는 자신의 전원생활을 그린 수필집 <월든>에서 삶의 단순함을 강조했다. “가장 싼 것에서 즐거움을 느끼는 사람이 가장 부자다. 사소한 일에 우리의 삶이 허비되고 있다. 단순함. 수백 혹은 수천 가지 일을 두세 가지 정도가 되게 하라, 생활을 편리하게 해준다는 사치품 대부분은 꼭 필요한 것이 아닐 뿐 아니라 인류 발전에도 장애가 된다.” 세상을 단순화하는 것은 무수한 데이터뱅크에서 꼭 필요한 것만 뽑아 조합하는 능력과도 불가분의 관계가 있다.
꼭 필요한 것 외의 것은 소유하지 않더라도 향유할 수 있다. 미술관의 멋진 그림이나 감동적인 영화 등이 바로 그것이다. 멋진 그림이나 영화의 주인은 그것을 만든 사람이 아니라 그것을 좋아하는 사람이 아닐까 싶다. 진짜 부자는 소유하는 자가 아니라 향유하는 자이다. 내 손에 간직한 것은 곧 사라져도 내 마음 속에 간직한 것은 결코 사라지지 않는다.
- 박찬영 / 중앙일보 기자와 미국 시사주간지 한국판 부장을 지냈다. 오랜 기자 생활과 출판 활동을 통해 수많은 사람과 원고·책들을 접하며 그 과정에서 발견한 성공과 행복의 법칙들을 비교한 결과물로 <성공과 행복을 부르는 좋은 습관 50가지>이란 책을 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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