풀·꽃·나무

지혜로운 나무의 겨울 나기

金 敬 峯 2009. 9. 30. 15:04

 

 

 지혜로운 나무의 겨울 나기

 겨울 숲 속 나무들은 매서운 칼바람을 정면으로 맞으며 견디어내는 활엽수의 앙상한 가지를 보면 나무는 죽은 듯 보여도 봄이 되면 어김없이 파릇파릇한 잎을 피우는 힘과 전략은 무엇일까 그것은 나무들이 가을부터 준비하였기 때문이 것 같다  

겨울에 대기온도가 영하로 내려가면 다년생 풀들은 땅 위의 부분은 죽고 땅속에 뿌리만을 남겨 둔다. 눈이나 흙에 덮인 뿌리는 차가운 공기로부터 얼지 않게끔 보호를 받는다.
겨울철 추위에 대한 나무의 저항력은 수종과 나무의 크기와 부위(잎, 가지, 줄기)에 따라 차이가 있으며 또 수종 같은 크기라도 자라는 지역에 따라서도 차이가 난다.

나무를 포함하여 모든 식물은 생명유지수단으로 물 절대적으로 필요하며 겨울철에는 이 물이 어는 과정이나 세포막의 성질, 세포액 농도의 변화는 추위에 견디는 힘을 좌우하게 된다.
채소류는 기후가 변해 서리가 내리고 기온이 빙점 아래로 내려가면 식물조직의 세포안에 얼음이 얼고 세포막에 손상이 일어나 조직이 파괴되므로 식물이 죽게 된다.

나무가 겨울을 무사히 나는 것은, 세포와 세포 사이의 물을 얼게 함으로써 세포가 추위에 견딜 수 있게 하거나, 일반적으로 온대 지방의 수목은 가을이 오면서 서서히 내려가는 온도 때문에 저온에 적응을 하며 이것을 저온순화라 한다.

저온순화가 된 수목은 결빙 온도가 되면 식물 조직은 세포와 세포사이에 공간이 있어 이 세포간극에 먼저 얼음결정이 만들어진다. 이곳이 얼 때 세포안의 수분은 밖으로 빠져 나와 세포 밖에서 얼음결정을 만든다.

이 얼음 결정은 세포보다 크기가 수백 내지 수천배나 되므로. 이것이 오히려 나무에게는 보온단열재로 코팅하여 세포를 동해로부터 막아줌과 동시에 세포내 물질, 특히 당류의 농도가 높여 세포 속에 가지고 있던 물을 1/3 상태까지 탈수시켜 부동액처럼 되어 결빙 온도가 낮아지게 되므로 세포내의 수분함량이 매우 낮아지므로 나무는 모질고 차가운 겨울을 견디고 자작나무나 플라타너스의 경우 영하 70도까지도 견딜 수 있게 되며 세포 속에 있는 아주 적은 양의 물로 살아가야하는 극심한 탈수 상태에 견디어내도록 순화되었다. 

따뜻한 봄이 되어 세포간극의 얼음이 녹으면 물이 세포 안으로 들어가서 다시 정상적으로 활동하게 된다.

나무가 추운 겨울을 동면하기 위해서 세포를 생리적 건조상태로 만들다가 정도가 지나치면 말라죽게 되거나 가을에서 겨울에 이르는 동안의 냉각속도나 봄철의 온도 상승속도가 지나치게 빠르거나 온도변화의 폭이 심한 경우에는 미처 생리적 대응이 따라 가지 못하면  말라죽기도 한다.

 

글 : 권태원 청태산 자연휴양림관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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