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등산

그 곳, 옥천이 차마 꿈엔들 잊힐리야

金 敬 峯 2011. 8. 2. 23:07

[강추! 대한민국 여행지] 그 곳, 옥천이 차마 꿈엔들 잊힐리야~

벌 동쪽 끝으로 옛이야기 지줄대는 실개천이 휘돌아 나가고,

얼룩백이 황소가 해설피 금빛 게으른 울음을 우는 곳,

그곳이 차마 꿈엔들 잊힐 리야.

 

정지용 시인의 대표 시이며, 노래로도 잘 알려저져있는 <향수>의 가사인데요. 가만히 듣다 보면,

드넓은 초록 벌판에 서있는 소, 바람에 살랑이는 풀잎들, 그 벌판 멀리로 흐르는 실개천이 눈앞에 펼쳐지는 것 같죠?
그런데 이 아름다운 가사의 배경이 실존한다는 사실, 알고 계셨나요?

 

다름아닌, 정지용 시인의 고향! 충북 옥천 인데요.
그럼, 눈길 머무는 곳곳에 아름다운 시구가 적혀있는 낭만적인 그곳으로 떠나 보실까요?

 


 

 

정지용 시인, ‘향수

충청북도 옥천군은 정지용 시인의 고향이라는 이유만으로도 충분히 축복받은 여행지. 평생 시와 담을 쌓고 살았더라도 그 곳이 차마 꿈엔들 잊힐리야라는 시 구절은 익숙할 것이다. 정지용 시인이 태어난 곳에서 그 시들을 직접 만나는 것은 감동적이다.

 

 

 


정지용 시인의 생가는 충청북도 옥천군 옥천읍 하계리에 있다. 정지용 생가로 향하는 길의 이름은 모두향수길이다. 향수길을 따라 걷다 보면 재미있는 가게들이 하나 둘 등장한다. 어디서나 쉽게 볼 수 있는 상점들이지만, 간판이나 벽에 정지용 시인의 시 한 구절이 적혀 있다. 옥천군청의 지원을 받아 만든 이 풍경은 옥천이 정지용 시인이 태어난 곳이라고 알려 주는 역할을 한다.

  

 


정지용 시인의 시를 품고 있는 현대식 건물들과 그 사이사이로 보이는 식당이 된 전통 건물들을 따라가다 보면 정지용 생가가 나타난다
. 1996년에 원형대로 복원된 정지용 생가에는 정지용 시인의 사진과 시가 곳곳에 배치되어 있다. 그의 아버지가 한약방을 했던 것을 짐작할 수 있는 가구도 남아 있다.


 

  

생가 옆으로는 향수에 등장하는 작은 실개천이 흐르고 있다. 세월이 지나, 과거 정지용 시인이 보았던 그 실개천은 아니겠지만 그가 그리워했던 풍경의 한 편은 들여다 볼 수 있다.

 

 


정지용 생가 옆에는 정지용 문학관이 있다. 정지용 문학관은 단순히 전시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시를 다양한 방법으로 감상하고 체험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들어서자마자 보이는 정지용 시인의 밀랍인형부터, 시 낭독실, 시를 몸으로 직접 느껴 볼 수 있는 체험 공간들이 정지용 시인의 시상 속으로 들어갈 수 있도록 안내한다.

* 정지용 문학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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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람시간 오전 9 ~ 오후 6
-입장료 무료


정지용 시 세계의 공간적 해석
, ‘멋진 신세계-장계관광지

정지용 시인의 시 세계에 매력을 느꼈다면 그 다음에 찾을 곳은 멋진 신세계, 장계관광지. 올해 초 위탁운영 업체가 경영난을 이유로 폐업하는 바람에 놀이기구들은 사라졌다. 현재 새롭게 운영을 하기 위해 준비를 하는 과정이라 아름다운 장소가 제대로 관리되지 않고 있다는 점이 안타깝다. 하지만 금강 변을 따라 나 있는 시상이 가득한 산책로가 있어 폐업 자체는 큰 문제가 되지 않는다.

 

 

 

멋진 신세계에 도착하면 정지용 시인의 시가 있는 건물들이 또 한 번 방문객들을 반긴다. 건물 사이로 나 있는 도로를 통해 도착하면, 양 쪽으로 책을 펼친 형상을 하고 있는 모단가게가 나타난다. 시집 등을 팔고 있는 모단가게 옆으로는 옥천 향토전시관이 있다. 모단가게 뒤편으로는 산책로가 있는데, 이 길이 바로 멋진 신세계의 하이라이트다.

 

 

 

다양한 시와 조형물이 멋진 신세계를 끼고 흐르는 금강의 풍경과 잘 어울린다. 산책로를 따라 다양한 시상을 경험하다 보면 어느덧 그 끝에 다다르는데, ‘카페 프란스’, ‘모단스쿨같은 독특한 건물들이 자리잡고 있다. 현재 운영 인력 부재로 잠시 문을 닫은 상태지만 올해 말부터 옥천군에서 자연 생태 관광지로 운영할 예정이다.

 

 



옥천에서 맛볼 수 있는 향토음식은
?

 

 


 


옥천을 찾는 사람들이 꼭 한 번은 맛보는 특별한 음식이 있으니, 바로 생선국수. 수백 마리의 각종 민물고기를 갈아 끓여서 만든 음식으로, 어죽과 같은 국물에 소면이 들어간다고 생각하면 편하다. 이름과는 다르게 비린 맛이 나지 않아 익숙하지 않은 사람도 어렵지 않게 먹을 수 있다. 옥천의 생선국수집으로는 선광집과 대박집이 가장 유명한데, 선광집의 생선국수가 조금 더 걸쭉하다.

 

 


생선국수가 한끼 식사로 적합하다면 도리뱅뱅은 술안주로 적격이다. 깨끗하게 손질한 피라미를 기름에 한 번 튀긴 다음에 매콤한 양념을 바른 요리로, 팬 위에 동그랗게 나와 도리뱅뱅이라는 이름이 붙여졌다. 바삭한 식감과 고소한 맛이 그만인데, 피라미에 마늘과 고추를 얹어 먹으면 술이 술술 들어가 안주로도 완벽하다.

 

 


전날 끊임없이 술을 부르는 도리뱅뱅 때문에 과음을 했다면, 올갱이 해장국으로 해장을 하자. 금강의 맑은 물에 서식하는 올갱이로 만든 해장국은 간을 해독하는 작용이 있어서 술꾼들이 즐겨 먹는 음식이다. 담백하면서도 시원한 국물에 밥을 말아 한 그릇을 뚝딱 해결하고 나면 쓰리던 속은 어느새 진정이 된다. 올갱이는 무침으로 먹어도 별미다.

* 선광집 전화번호: 033-732-84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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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박집 전화번호: 043-733-5788
* 금강올갱이 전화번호: 043-731-4880

 

둔주봉에서 내려다 본 한반도

한반도 모양을 한 지형이라고 하면 강원도 영월의 선암마을이 가장 먼저 떠오르지만, 충북 옥천에도 한반도의 모습을 한 지형이 있다. 영월과는 다르게 한반도를 거꾸로 뒤집어 놓은 모습인데, 태백산맥까지 묘사된 것이 한반도의 모습 그대로이다. 이 풍경을 내려다 볼 수 있는 곳은 충북 옥천군 안남면에 위치한 둔주봉이다.

 

 


안남면사무소 앞에 주차를 하고 그 뒷길로 들어서면 둔주봉 등산로 입구까지 걸어갈 수 있는데, 주차장에서 약 900m정도 걸리는 완만한 경사길이다. 둔주봉 등산로 입구에 도착하면 한반도의 풍경을 볼 수 있는 정자까지 800m 정도를 또 걸어 올라가야 한다. 여기서부터는 경사가 꽤 있는 길이기 때문에 오르고 내릴 때 발걸음을 조심해야 다치지 않는다.

 

 


정자가 있는 곳에 도착하는 순간 반전된 한반도의 지형을 휘감으며 흐르는 금강의 모습이 눈앞에 확 펼쳐진다. 사람들에게 잘 알려지지 않은 멋진 풍광을 보기 위해서는 왕복 1시간 정도 등산을 해야 하는데, 그 시간이 아깝지 않을 정도로 감탄사가 나오는 풍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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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상구-

여행작가, 파워블로거, 블로그 <김치군의 내 여행은 여전히 ing>운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