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등산

북한산 의상능선 종주

金 敬 峯 2017. 1. 11. 06:23

북한산 의상능선 종주

2017년 신년 산행으로 북한산 대남문에서 의상봉까지 산행을 하자고 대장으로 부터 연락이 왔다. 12월 연말동안 반성할 일이 그리도 많았는지 하루도 빼지 않고 열심히 먹고 마시고 한 덕분에 몸이 무거워 졌다. 저울에 올라서니 내눈이 놀랄 정도로 숫자가 위로 휙 돌아간다. 일 주일 전부터 체중 조절겸 체력 보강해보자고  부락산에 오른다. 3~4일 운동에 약간의 자신감이 생긴다. 이런걸 근자감(근거 없는 자신감)이라고 한단다. 불안감을 떨칠 수 없어 산행코스를 검색해 본다. '북한산 산행'으로 검색하니 산행지도는 나오는데 후기는 보이지를 않는다.



 다시 의상능선으로 검색하니 설악산에 빗대어 소공룡능선이라고도 하고 귀때기 청봉가는 길과 비슷하단다. 심신미약자나 허약 체질은 조심하라는 이야기도 후기에 나온다.

산행지도에서 보는 것처럼 의상능선 코스(문수봉~의상봉)는 검정색이 3/2이다. 위험구간이라는 의미다. 북한산 산행코스 중 최고다. 호텔로 말하면 4성급, 난이도 B+이다.  그만큼 경치도 좋고 어렵다는 얘기다.


 남부터미널에 도착하니 대장이 먼저와서 기다리고 있다. 5분사이로 모두 모여 3호선 전철을 타고 경복궁역으로 향한다. 역에서 나와 버스를 타고 구기터널 앞에서 하차하여 계곡길을 오른다. 오늘 산행코스는 구기동에서 문수사 - 대남문 - 문수봉 -나한봉 -나월봉 -부암동 암문 - 용혈봉 - 용출봉 - 가사당 암문 - 의상봉 - 북한동으로 하산이다.

 이 계곡길은 조선 숙종임금이 산성을 보수 수축하고  행궁으로 행차했던 길이란다.


출발전 구기탐방지원센터 앞에서 인증사진 한 컷


 완만한 계곡 돌길을 따라 숨을 헐덕이며 한 시간 가까이 오르자 대남문이 보인다. 그 왼편으로 문수사가 있다. 웬 성문을 저리 높은 곳에 만들었을까! 왕을 모시고 왔던 사람들도 힘좀 들었겠다. 갈림길에서 문수사는 경사가 급한 반면 대남문 보다 가깝다. 급경사 좁을 길을 따라 문수사로 향한다.


문수암 입구에서



  문수사 대웅전 바로 옆의 문수암은 천연동굴이다. 천연동굴의 입구와 내부를 화강암으로 최근에 꾸몄다.

안에 부처님을 모셨는데 굴이 깊고 넓다. 깍아지른 바위에 이런 동굴이 있다니 신비롭다. 문수암 바로 앞에 샘물이 있는데 맛이 좋고 시원하다. 바위산 중간에 이런 샘물이 있다니 명당은 명당이다.


 문수사에서 대남문 가는길은 평탄하다. 먼저 올라온 등산객들이 쉬고 있다.

                    

                      대남문 앞에서



대남문을 뒤로하고 문수봉으로 길을 재촉한다. 이제부터는 성곽길을 따라 걷는다고 한다. 능선길이니 어렵지 않게 갈 수 있다고 한다. 말이 성벽길이지 험준한 암봉을 따라 쌓은 성벽길이라 경사가 심하고 바위길이다. 


문수봉에서 좌로부터 모택동, 등소평, 주은래, 양쯔민이 나란히 한 컷

등산로 입구에서 부대장이 신년 선물로 모자를 사 줬다. 같은 모자를 쓰고 찍은 사진을 보고 호경 스님이 카톡에 올린 별호를 대장이 이름에 맞게 정해 주었다. 


 문수봉에서 나한봉 가는 길은 철제 난간을 잡고 몇십미터를 유격훈련하듯 내려가 나한봉으로 올라야 한다. 나한봉은 성벽 보수중이다. 이곳에서 점심을 먹기로 했다. 라면과 김밥으로 얌얌. 라면은 바로 이 맛입니다.


나한봉에서





  나한봉에서 나월봉을 지나 기어오르고 줄을 잡고 내려가기를 반복한 끝에 암문에 다다른다. 

가는 동안 오른쪽으로 노적봉 백운대 쪽의 풍광이 한 눈에 들어온다.



부암동 암문에 다다르니 제법 규모가 큰 성문이 보인다. 암문은 문루가 없는 성문이다. 암문 옆에는 군사들이 머물던 성랑지가 있다.

 


성벽 뒤로 지나온 암봉이 보인다. 북한산성은 조선 숙종때 13개의 성문과 12개의 사찰을 두었다고 한다.

군대도 주둔했지만 승군을 조직하여 성의 방어에 활용한 것이다. 성문의 숫자와 사찰의 수가 비슷한 것도

 성의 방어와 관련이 있을 것이다. 


북한산성 배치도



용혈봉이다. 용이 나온 굴인지 들어간 굴인지는 잘 모르겠으나 용출봉이 있는 것으로 보아 들어간 곳 아니면 살던 곳일 것이라 짐작해본다.


 절경을 마주했으니 사진 한 컷은 기본, 지칠법도 한데 웃음은 잊지 않는다.



용출불이다. 서울로 뻗어 내려가는 용의 지맥답게 힘찬 봉우리 들이다.




 다시 암문이 나타난다. 주변 성랑지에서 쉬던 등산객이 출입금지라 쓰인 표지를 보며 금이 묻혀 있나 하며 일어나 출발한다. 대장의 설명에 의하면 북한산성에 유사시에 대비하여 식량은 물론 금도 보관했었다 한다. 일제가 들어와서 금을 찾았으나 발견하지 못했다고 한다. 다음에 산성탐방 때는 꼭 금을 찾으시기를...


오늘의 마지막 도전, 의상봉을 향하여 올라간다. 오르는 도중의 거북바위다. 거북을 닮은 것 같기도 하고 아닌 것 같기도 하고 보는 위치에 따라 다를 것이다.


드디어 오늘 마지막 봉우리 의상봉 정상에 섰다. 힘차게 화이팅을 위치며 인증사진을 찍는다.







하산 길에서 만난 토끼 바위 토끼귀를 닮지 않았나요. 산행 중 만난 북한산 국립공원구조대원이 알려준 바위다.




북한동으로 하산길도 만만치 않다. 오늘은 정상주도 마시지 않았다. 험한 하산길에 헛디딜까봐 조심스러워서다.

하산하자 마자 알콜부터 보충해야겠다. 누구는 그 나이에 그 험한 곳을 왜 가느냐고 한다. 그러나 오늘도 인생에 뿌듯한 하루가 된것 아닌가. 그자리에 선 사람만 볼 수 있는 풍경, 가슴이 시원해지는 느낌, 자신감을 위하여 오른다.

부대장이 80까지는 산에 갈 수 있을까 한다. 갈 수 있을 때까지 가야지 나이는 정하지 말자고 했다.


  북한동 주차장 두부전문 음식점에서 막걸리를 한 잔 했다. 오늘은 다른 사람은 절대 칼을 뽑지 말라는 대장님의 지엄한 명령. 신년 첫 산행이라 대장님이 내야한다는 말씀. 얼굴이 붉으레해진 다음 다음 산행을 약속하며 집으로 출발이다. 오늘은 두 분 덕분에 머리도 목도 호강하고 멋진 산행했습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