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등산

한반도의 지질 명소(남한)

金 敬 峯 2017. 12. 25. 13:40

한반도의 지질 명소

우리가 쉽게 만날 수 있는 한반도의 대표적인 관광지 중에서 아름다운 지층을 찾아가 보자. 우리 땅에 관심을 두고 여행한다면 과거 생물이 살았던 시대와 그동안 겪은 지질학적 사건들을 알려 주는 지층과 암석, 화석을 만날 수 있을 것이다.

한반도의 지질 명소 위치
한반도의 지질 명소 위치
1. 1억 7천만 년 전 태어난 서울 북한산

“가노라 삼각산아, 다시 보자 한강수야…”병자호란 때 청나라로 끌려가던 김상헌의 시조에 등장하는 삼각산은 북한산으로 더 널리 알려져 있다. 방사성 동위 원소 연대 측정에 따르면 북한산 화강암은 약 1억 7천만 년 전 중생대 쥐라기에 생성되었다. 수락산, 불암산도 비슷한 시기에 같은 뿌리에서 생겨났다. 이들 화강암체 위에 약 12억 년 전에 만들어진 편마암이 있었으나 오랜 풍화와 침식으로 깎여 나가며 위에서 짓누르던 압력이 줄어들자 화강암이 천천히 융기하였다. 가장 사랑 받는 산이면서 제대로 밝혀지지 않은 북한산은 중생대 쥐라기 때 땅 밑에서 굳은 화강암이 풍화 작용을 거치며 솟아올라 지금의 모습이 되었다. 하지만 2천만 년 후에는 풍화 작용으로 다 깎여 사라질지도 모른다.

북한산
북한산
2. 칡소 무늬 25억 살 대이작도, 한반도 땅의 원형

혼성암(미그마타이트)은 변성 단계를 지나 화성 단계에 이르는 변성암과 화성암이 섞인 암석이다. 많은 지각 변화의 흔적이 오롯이 남아 있는 지형이다. 깊은 땅속에서 암석의 구성 성분이 짙은 색 광물과 옅은 색 광물로 나뉘었고, 그 상태에서 변성이 진행되어 짙은 색 부분이 녹아 마그마를 형성했다. 방사성 동위 원소 연대 측정을 통해 대이작도 혼성암에서 약 25억 년 전 선캄브리아 시대에 생성된 한반도에서 가장 오랜 나이의 광물을 발견했다.

대이작도
대이작도
3. 15억 년 시간 여행, 영월 김삿갓 계곡

약 20억 년 전 선캄브리아 시대 변성암 위에 약 5억 년 전 고생대 퇴적암이 층을 이루는 부정합이 나타난다. 이 부정합의 생성 과정은 원문 자료 출처에서 제시하는 모식도를 참고한다. 사람이 선 곳을 경계로 위는 약 5억 년 전 고생대 초기의 변성 작용을 받은 퇴적암이고, 아래는 약 20억 년 전 선캄브리아 시대의 변성암이다. 부정합이 형성되는 과정을 통해 15억 년의 시간 여행을 이해한다.

4. 융기의 증거, 강릉 정동진 해안 단구

정동진에는 해발 160 m까지 약 10 m 높이마다 단구가 나타나는데 동해안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는 이러한 해안 단구와 대관령 삼양 목장과 같은 고위평탄면 등을 통해 동해가 융기하여 동고 서저의 한반도 지형을 만들었음을 알 수 있다.

5. 한국의 갈라파고스, 울릉도와 독도

울릉도와 독도는 모두 하와이나 갈라파고스 군도처럼 판의 경계가 아닌 열점에서 맨틀 하부 마그마 활동에 의해 형성된 화산섬이다. 릉도는 수심2000m의 해저로부터 수면 위로1000m가까이 솟아오른 총높이 3000m 규모의 화산체이고, 독도는 해수면 아래로 깊이 2000m, 지름 20~25 km로, 한라산 급의 화산체를 숨기고 있다. 울릉도에서 안용복 해산, 독도, 심홍택 해산, 이사부 해산으로 갈수록 연령이 증가하는 것으로 보아 현재 열점은 울릉도 화산체 아래에 있거나 소멸한 것으로 보인다.

6. 용암이 흐르던 강, 한탄강

철원 평야의 용암 대지를 형성한 분화구는 북한쪽 평강 오리산과‘680고지’라 불리는 곳이다. 한탄강 일대는 약 27만 년 전 용암이 3차례에 걸쳐 흐르며 형성된 현무암 협곡이다. 현무암이 수중 분출할 때 급격히 빨리 식으며 생성되는 베개 용암을 볼 수 있으며 주상 절리로 이루어진 현무암 절벽이 나타난다.

한탄강 유역 용암 대지
한탄강 유역 용암 대지
7. 대규모 지진의 흔적, 경주 왕산 단층

우리나라는 주변 일본에 비해 지진 활동이 미약하여 지진에 대한 안전 지대로 오인되곤 한다. 1995년 핵폐기물 처분장 후보지였던 굴업도에서 활성 단층이 발견돼 터 지정이 취소되고, 경주 남산 열암곡 마애여래입상이 12m 떨어진 자연암반 사면에서 떨어진 것처럼 경남·북 지방에는 활동성이 높은 단층 지대가 많아 지진의 안전 지대라고 부르기 힘들다.

8. 최초의 광합성 생물, 인천 소청도 스트로마톨라이트

원핵 미생물인 시아노박테리아(남조류)의 광합성으로 생성되는 스트로마톨라이트는 시아노박테리아 표면에 형성되는 점액층에 물속의 부유물이 달라붙거나 광합성에 의한 탄산칼슘화 현상에 의해 성장한다. 주로 10~20억 년 전 지층에서 발견되어 선캄브리아 시대의 표준화석으로 여겨지지만 오늘날 오스트레일리아에서 생존해 있는 현생 화석이기도 하다. 약 10억 년 전 남세균이 살던 흔적이 화석으로 굳어 겹겹이 쌓인 ‘스트로마톨라이트’는 열과 압력에 따른 변성을 심하게 받지 않아 잘 보존되어 있다.

인천 옹진군 소청도에 남아있는 스트로마톨라이트 화석
인천 옹진군 소청도에 남아있는 스트로마톨라이트 화석
9. 태백산 분지, ‘5억년 전 흔적’ 바다 냄새 ‘솔솔’

삼엽충은 고생대 전반에 걸쳐 산출되는 대표적인 표준 화석으로 세로 방향으로 머리, 가슴, 꼬리로 나뉘고 가로로도 중심과 양옆 부분으로 나뉘어 삼엽충이라 불린다. 태백과 영월의 캄브리아기 지층에는 다른 삼엽충이, 오르도비스기에는 같은 삼엽충이 산출되기 때문에 두 지역의 삼엽충을 비교해 보는 것도 재미있다.

10. 3억 년 전 원시림의 선물, 강원도 영월 및 정선 석탄

죽은 식물이 미처 썩지 않은 상태에서 토탄층을 이룬 뒤 해수면 변화로 퇴적층이 묻히는 과정이 되풀이되며 땅속에서 높은 온도와 압력을 받으면 갈탄, 유연탄, 무연탄 등의 퇴적암이 된다. 삼척과 태백의 탄광들은 모두 이런 과정을 거쳐 무연탄 광상을 만들었다.

11. 공룡 계곡, 시화호

시화호가 방조제로 막힌 후 육지가 되자 간척지에서 처음 공룡알이 발견되었다. 이후 2002년 알 화석지 부근에서 공룡 뼈 화석이 발견되었고 2008년 전곡항 방조제에서 초식 공룡의 머리부분을 뺀 하반신 뼈가 거의 완전하게 보존된 채 발견되었다.

시화호에서 발견된 공룡알 화석
시화호에서 발견된 공룡알 화석
12. ‘하늘의 제왕’ 세계최대 익룡들의 사냥터, 경북 군위

공룡과 진화의 갈림길에서 다른 길을 택한 익룡은 크기에 비해 아주 가벼워 오늘날의 새처럼 몸이 비어 있어 화석이 되기 힘들다. 경북 군위에서는 세계 최대 크기의 익룡 발자국 화석이 발견되었고 전남 해남에는 세계에서 가장 많은 익룡 발자국과 가장 긴 보행렬이 발견된다.

13. 공룡의 마지막 피난처, 여수 낭도리

전남 여수시 여러 섬들에는 중생대 백악기 마지막 시기에 쌓인 퇴적층이 해안에 드러나 있다. 얕은 호수 바닥으로 추정되는 과거 환경은 물결 무늬의 연흔을 통해 알 수 있고 초식 공룡의 발자국과 보행렬이 멸종 직전의 공룡의 흔적으로 남았다.

여수 낭도리 공룡 발자국 화석
여수 낭도리 공룡 발자국 화석
14. 신생대 식물 화석의 보고, 포항 금광리

남한에서 가장 큰 신생대 3기 퇴적층인 포항 일대에는 약 1km 두께의 퇴적층 속에 서늘한 기후를 좋아하는 자작나무와 단풍나무 화석이 나오다가 난대성 식물인 낙우송, 동백나무, 조록나무가 나와 서늘한 기후에서 더운 기후로 바뀐 과정이 화석으로 남아 있다.

15. 최종 빙하기의 유산, 강릉 경포호

신생대에는 여러 차례의 빙하기와 간빙기가 반복되었다. 빙하기 때 낮아진 해수면으로 인해 동해안에는 침식에 의해 계곡이 형성되고 기반암의 풍화로 모래가 쌓인다. 하천에 쓸려간 모래는 해안을 따라 흐르던 해류와 만나 하구를 차츰 가로막아 석호가 형성되었다.

강릉 경포호
강릉 경포호
16. 한민족과 함께 태어나고 자란 서해안 갯벌, 고창 곰소항

빙하기에 육지였던 황해는 간빙기가 되자 수심이 깊어지기 시작하다가 해수면이 지금보다 9cm 낮던 약 5천만 년 전 해수면 상승 속도가 갑자기 느려지며 퇴적물이 쌓이기 시작했다. 큰 조차와 완만한 경사, 다량의 퇴적물 공급에 힘입어 한반도 서·남쪽에 갯벌이 형성되었으나 새만금 방조제 건설 이후 갯벌의 미래는 불투명하다.

고창 곰소항
고창 곰소항
17. 기후 비밀을 간직한 단양 에덴동굴

고기후학은 지금까지 빙하를 시추하여 안정 동위 원소의 분배 효과를 이용하여 온도 변화를 연구해 왔다. 최근에는 석순, 종유석 같은 동굴 생성물을 통해 강수량 변화를 유추하여 기후변화를 추적하는 방법이 한반도 고기후 연구에 새로운 화두가 되었다.

18. 억겁을 견딘 차돌 섬, 인천 백령도

선캄브리아 시대에 형성된 사암층이 열변성 작용으로 규암을 형성하였는데 풍화에 강한 석영으로 이루어진 규암층은 오랜 풍화와 침식을 거치면서 오늘날까지 살아남았다.

인천 백령도 두무진
인천 백령도 두무진
19. 공룡 시대 퇴적층 교과서, 부산 다대포 분지

백악기 말 퇴적층에서 발견된 공룡 화석을 비롯해 여러 퇴적 구조가 발견되는 다대포 해안은 두송 반도를 비롯해 몰운대, 송도 해안 산책로를 합쳐 거대한 지질 답사 코스로 적합하다.

20. 화강암 돔의 보고, 불암산

불암산 화강암은 마그마 관입 시기에 고철질(염기성) 마그마가 관입하거나 기반암인 변성 퇴적암을 포획하는 등의 작용으로 포유암이 나타난다.

21. 돌이 흐르는 강, 대구 비슬산

돌이 많은 산비탈을 너덜겅이라 하는데 대구 비슬산, 밀양 만어산, 부산 금정산 등에서 볼 수 있다. 빙하가 반복하여 녹고 어는 과정에서 형성된 돌강이다.

비슬산
비슬산
22. 원형의 섬, 인천 굴업도

핵 폐기장 후보로 지정되었다가 단층이 발견돼 취소되는 사회적 논란을 일으켰고 대기업의 골프장 예정지로 시민 단체의 거센 반발이 예고된 굴업도는 원형이 가장 잘 보존된 유인도의 하나이다. 중생대 백악기 말 화산 활동의 흔적이 고스란히 남아 있으면서도 침식 작용으로 인한 해안 지형이 잘 보존되어 있다.

23. 신의 돌기둥, 광주 무등산 주상 절리대

제주도나 한탄강 일대에서 볼 수 있는 주상 절리와 달리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무등산 주상 절리대는 유일하게 해발 고도가 높은 곳에 형성되었고 점성이 큰 마그마에 의해 형성되어 지름이 훨씬 크다. 이 주상 절리대가 침식에 의해 너덜로 변해가는 과정을 볼 수 있다.

24. 동강 절벽 중간, 평창 백룡동굴

2010년 일반인에게 제한적인 탐험 형식으로 개방된 백룡동굴은 원형이 거의 보존된 석회동굴로서 탐사의 가치가 높다.

평창 백룡동굴
평창 백룡동굴
25. 한반도 최대 토목 공사, 진안 마이산

말의 두 귀 모양을 한 마이산은 형성 시기가 비슷한 시화호와 달리 역암으로 이루어져 화석으로 연대를 짐작하기 어렵다. 역암이 침식 작용으로 빠져나가 생긴 거대한 구멍(타포니)이 많아 희귀한 역암 산의 구조를 배울 수 있다.

진안 마이산
진안 마이산
26. 퇴적층 교과서, 변산 격포리

남쪽에서 북쪽으로 갈수록, 즉 궁항, 봉화봉 해안, 채석강, 적벽강 순으로 처음 호수가 생겼을 때부터 용암에 묻혀 호수가 사라질 때까지 과거에서 최근으로 시간 여행을 하게 된다. 퇴적층과 퇴적 구조, 응회암을 비롯한 화산 지형을 볼 수 있다.

변산반도 채석강의 퇴적층
변산반도 채석강의 퇴적층

관련문제

01.우리나라에는 지질학적으로 가치가 높거나 관광 자원으로서 유용한 지형들이 많다. 이들 지형을 활용하는 방법에 대한 설명으로 적당하지 않은 것은?
  1. 1. 철저한 보존과 학술 연구를 위해 관광객의 출입을 적당히 제한한다.
  2. 2. 지형과 관련한 각종 민담과 예술 작품들을 수집해 지형을 감상하는 자료로 활용한다.
  3. 3. 천연 기념물이나 국립 공원 등으로 지정해 국가와 지방 자치 단체가 체계적으로 관리한다.
  4. 4. 지역 주민을 중심으로 동호회나 연구 단체를 만들어 지속적으로 관심을 가지고 관리한다.
  5. 5. 모든 자연 지형은 시간에 따라 변하기 때문에 이러한 변화를 막기 위해 인간은 적극적으로 노력해야 한다.
정답 및 해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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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고등 교과서 지구과학1
고등 교과서 지구과학1 | 천재교육 편집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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