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상 선생님의 글 세 편과 낭송 오늘 - 구상 오늘도 신비의 샘인 하루를 맞는다. 이 하루는 저 강물의 한 방울이 어느 산골짝 옹달샘에 이어져 있고 아득한 푸른 바다에 이어져 있듯 과거와 미래와 현재가 하나다. 이렇듯 나의 오늘은 영원 속에 이어져 바로 시방 나는 그 영원을 살고 있다. 그래서 나는 죽고 나서부터가 아니라 오늘.. 시 마을 2009.12.25
프란츠 카프카 / 오규원 (축전..손가락 한 마디 만큼 작은 몸으로 불꽃같은 꽃을 피웠다) 프란츠 카프카 오규원 -MENU- 샤를르 보드레르 800원 칼 샌드버그 800원 프란츠 카프카 800원 이브 본느프와 1,000원 에리카 종 1,000원 가스통 바쉴라르 1,200원 이하브 핫산 1,200원 제레미 리프킨 1,200원 위르겐 하버마스 1,200원 시를 공부하겟다.. 시 마을 2009.11.03
물미해안에서 보내는 편지 / 고두현 고두현, 「물미해안에서 보내는 편지」 (낭송 이대의) 2009년 10월 26일 댓글 (0) --> 물미해안에서 보내는 편지 고두현 저 바다 단풍 드는 거 보세요. 낮은 파도에도 멀미하는 노을 해안선이 돌아앉아 머리 풀고 흰 목덜미 말리는 동안 미풍에 말려 올라가는 다홍 치맛단 좀 보세요. 남해 물건.. 시 마을 2009.10.27
다림판 / 이재무 다림판 /이재무 매주 일요일 밤 아들의 교복을 다린다 아들이 살아낼 일주일 분의 주름을 만들며 새삼 생각한다 다림질이 내 가난한 사랑이라는 것을 어제의 주름이 죽고 새로운 주름이 태어난다 아하, 주름 속에 요한복음이 들어 있구나 일요일 밤 아들의 교복을 다리며 생활의 부활을 읽는다. 죽어 .. 시 마을 2009.10.23
아버지의 마음 / 김현승 아버지의 마음 / 김현승 바쁜 사람들도, 굳센 사람들도, 바람과 같던 사람들도 집에 돌아오면 아버지가 된다. 어린 것들을 위하여 난로에 불을 피우고 그네에 작은 못을 박는 아버지가 된다. 저녁 바람에 문을 닫고 낙엽을 줍는 아버지가 된다. 세상이 시끄러우면 줄에 앉은 참새의 마음으로 아버지는 .. 시 마을 2009.10.23
절정 / 이육사 절정 이육사 매운 계절의 채찍에 갈겨 마침내 북방으로 휩쓸려 오다 하늘도 그만 지쳐 끝난 고원 서릿발 칼날진 그 우에 서다 어데다 무릎을 꿇어야 하나? 한발 재겨 디딜 곳조차 없다 이러매 눈 감아 생각해 볼밖에 겨울은 강철로 된 무지갠가 보다. 이육사의 시 <절정>의 올바른 해석......마광수| .. 시 마을 2009.09.29
행 복 / 유치환 행 복 / 유치환 사랑하는 것은 사랑을 받느니보다 행복하나니라. 오늘도 나는 에메랄드빛 하늘이 환히 내다뵈는 우체국 창문 앞에 와서 너에게 편지를 쓴다. 행길을 향한 문으로 숱한 사람들이 제각기 한 가지씩 생각에 족한 얼굴로 와선 총총히 우표를 사고 전보지를 받고 먼 고향으로 또는 그리운 사.. 시 마을 2009.09.29
저녁놀 과 생명의 서(書) / 청마 유치환 = 노을 깃든 셕양 아래서 = 저녁놀 / 詩 유치환 굶주리는 마을 위에 놀이 떴다. 화안히 곱기만 한 저녁놀이 떴다. 가신 듯이 집집이 연기도 안 오르고 어린 것들 늙은이는 먼저 풀어져 그대로 밤자리에 들고, 끼니를 놓으니 할 일이 없어 쉰네도 나와 참 고운 놀을 본다. 원도 사또도 대감도 옛같이 없잖.. 시 마을 2009.09.29
기차표를 끊으며 / 이정록 기차표를 끊으며 / 이정록 장항선에는 광천 역과 천안 역이 있는데요 광천에는 신랑동이 있고요 천안에는 신부동이 있어요 상행과 하행을 반복하는 지퍼의 손잡이처럼 그들 사이에 열차가 오르내리는데요 이들 둘의 사랑을 묶고 있는 장항선은 신부의 옷고름이자 신랑의 허리띠인 셈이지요 그런데 .. 시 마을 2009.09.27
지등 / 유자효 지등 / 유자효 불을 밝히면 다소곳이 이루어지는 빈 터에 젖빛으로 흔들리는 물길을 마련하고 어머니는 물레를 자으신다. 끝없이 풀리는 실의 한 끝을 탯줄처럼 목에 감고서 밤을 건너는 나의 울음은 새벽녘 문풍지를 흔드는 쓸쓸한 들판의 바람이 된다. 시간이 깊이 떨어져 내려 한 곳에 일렁이는 갈.. 시 마을 2009.09.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