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르정탱 안을 습관적으로 엿보다 / 윤은희 아르정탱 안을 습관적으로 엿보다 / 윤은희 1 골목의 연탄 냄새 부풀어 전생의 어스름 빛으로 울적한 저녁 길바닥의 검푸른 이끼들 엄지손톱 半의 半 크기 달빛에 물들었다 아르정탱Argentan * 에 맨발로 들어가 자주 꾸는 꿈 벗어두고 나왔다 2 예전에 방앗간이었다는 전설 알고 있다 아,르,정,탱, 하고 .. 시마을2 2009.01.24
골목 안으로 열리는 봄날의 동화(童話) /정원 골목 안으로 열리는 봄날의 동화(童話) /정원 봄은 아이들 시린 손끝에서 왔다 골목 안은, 어김없이 가위질 소리로 짤랑거리고 덩달아 온 세상 흰 밥풀꽃 가득한 뻥튀기 소리 와아, 골목 안 가득 풀려나오면 햇살처럼 환하게 웃음이 되는 아이들 달그락달그락 알사탕 같은 꿈들은 호주머니 속 숨겨둔 .. 시마을2 2009.01.24
무럭무럭 구덩이 / 이우성 무럭무럭 구덩이 / 이우성 이곳은 내가 파 놓은 구덩이입니다 너 또 방 안에 무슨 짓이니 저녁밥을 먹다 말고 엄마가 꾸짖으러 옵니다 구덩이에 발이 걸려 넘어집니다 숟가락이 구덩이 옆에 꽂힙니다. 잘 뒤집으면 모자가 되겠습니다 오랜만에 집에 온 형이 내가 한 눈 파는 사이 구덩이를 들고 나갑니.. 시마을2 2009.01.24
내 압 / 이병승 내압 / 이병승 한여름 땡볕에 달궈진 옥상 바닥 시원한 물을 뿌려주려고 잠가 둔 수도꼭지를 틀었더니 거침없이 몸을 흔드는 고무호스 긴 잠에서 깨어난 뱀처럼 시뻘건 각혈과 마른기침이 노래로 변하고 늘어졌던 마음의 통로에 생수의 강이 콸콸 흐른다 사방에 뿌려대는 열정의 땀방울들 더 이상 짓.. 시마을2 2009.01.24
맆 피쉬 / 양수덕 맆 피쉬 / 양수덕 땡볕더위에 잎맥만 남은 이파리 하나 지하도 계단 바닥에 누워 있던 청년은 양말까지 신고 노르스름한 병색이었다 젊음이 더 이상 수작 피우지 않아서 좋아? 싫어? 스스로 묻다가 무거운 짐 원없이 내려놓았다 맆 피쉬라는 물고기는 물 속 바위에 낙엽처럼 매달려 산다 콘크리트 계단.. 시마을2 2009.01.24
술빵 냄새의 시간 / 김은주 술빵 냄새의 시간 / 김은주 컹컹 우는 한낮의 햇빛, 달래며 실업수당 받으러 가는 길 을지로 한복판 장교빌딩은 높기만 하고 햇빛을 과식하며 방울나무 즐비한 방울나무, 추억은 방울방울* 비오는 날과 흐린 날과 맑은 날 중에 어떤 걸 제일 좋아해?** 떼 지은 평일의 삼삼오오들이 피워 올린 하늘 비대.. 시마을2 2009.01.24
정글에서 온 풍경 / 유병만 정글에서 온 풍경 / 유병만 베트남 며느리가 순산했다는 읍내 전화에 논두렁이 파랗게 깨어나고 있다 노인의 호흡이 불규칙해지고 완만하게 달라붙어 있던 들판이 뚝 떼어진다 잠시 주춤하던 족보의 한 갈래가 생기를 되찾고 상속되어져야 할 땅의 분량이 새로운 식량을 서두른다 그 압력을 견디지 .. 시마을2 2009.01.24
기와 이야기 / 이수윤 기와 이야기 / 이수윤 육차선 도로가 생기고 청과물 도매시장이 부쩍 몸피를 키워 산 밑의 각화동 마을은 몸을 더 엎드린다 예쁜 눈썹으로 웃는 기와는 알고 보면 지나온 이야기가 무거워 한평생 돌아눕지도 못한 거였다 아팠던, 그리고 달던 들숨과 날숨의 흔적에 풀꽃을 피우며 결리는 어깨뼈를 겯.. 시마을2 2009.01.24
눈꽃 / 안희선 눈꽃 .. 안희선 눈이 내린다 차가운 하늘 바라보며, 꼭 다문 입술 일렁이는 그리움마저 바람결에 하얗게 풀어놓은, 아련한 향기 문득, 커트(cut)되는 겨울의 책갈피에 곱게 스민 얼굴 보고픈, 출처 : 블로그 > 하루 시마을2 2008.01.20
My Love, 저 어딘가에 / 안희선 My Love, 저 어딘가에 .. 안희선 닿을 수 없는, 별 같은 사랑 하지만, 꿈처럼 말없이 내미는 당신의 손이 내 가슴에 따뜻했습니다 차갑기만 한, 이 세상의 한 모퉁이에서 삶의 마지막 순간까지, 내 안에 그대를 간직하렵니다 그대, 변함없는 내 사랑이기에 출처 : 블로그> 하루 시마을2 2008.01.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