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아가는 길 / 문정희 돌아가는 길 문정희 다가서지 마라 눈과 코는 벌써 돌아가고 마지막 흔적만 남은 석불 한 분 지금 막 완성을 꾀하고 있다 부처를 버리고 다시 돌이 되고 있다 어느 인연의 시간이 눈과 코를 새긴 후 여기는 천 년 인각사 뜨락 부처의 감옥은 깊고 성스러웠다 다시 한 송이 돌로 돌아가는 자연 앞에 시간.. 시마을2 2009.05.27
문 / 임경림 문 오래 닫아만 둔다면 그건 문이 아니야, 벽이지. 열기 위해 잠시 닫아 두는 게 문이야. 벌서는 아이처럼 너무 오래 나를 세워 두지 말았으면 좋겠어. 본래 하나였던 세상, 나로 인해 나누어진다는 건 정말 슬픈 일이야. 안과 밖이 강물처럼 만나 서로 껴안을 수 있게 마음과 마음이 햇살 되어 따뜻이 .. 시마을2 2009.05.17
구름 시편(詩篇) / 황재연 구름 시편(詩篇) / 황재연 구름 시편(詩篇) 황재연 한 무리 양 떼들이 하늘길을 가고 있다. 아우성의 이 세상을 우회하며 지나치며.... 저것봐! 저 장엄한 행렬 성자들이 가고 있다. ─━☆비평가와네티즌이 선정한 한국베스트명시모음☆─━ 출처 : 카페 열린바다, 글쓴이 : 시마을2 2009.04.28
조용한 가족 조용한 가족 / 이동호 무상 임대 아파트 8층 복도, 한 덩이 어둠을 치우고 걸어 들어간다. 복도가 골목 같다. 이 골목은 일체의 벗어남을 허용하지 않는다. 복도가 직장이기도 한 대부분의 사람들은 복도를 벗어나고 싶지만 그게 잘 안 된다. 이곳에서 사표를 낸다는 것은 極貧의 뜻이고, 담을 뛰어넘는.. 시마을2 2009.04.14
4월 /김현승 (김경숙의 영상편지) 김경숙의 영상편지(2009년4월6일) 사 월 <김현승> 플라타너스의 순들도 아직 어린 염소의 뿔처럼 돋아나지는 않았다 그러나 도시는 그들 첨탑 안에 든 예언의 종을 울려 지금 파종의 시간을 아뢰어준다 깊은 상처에 잠겼던 골짜기들도 이제 그 낡고 허연 붕대를 풀어버린 지 오래이다 시간은 다시 .. 시마을2 2009.04.06
사랑이 없는 것보다는 사랑의 고통이 더 낫네 [詩와 함께 하는 아침] 사랑이 없는 것보다는 사랑의 고통이 더 낫네 2009년 3월 30일 / 삼성 조회(118)--> 사랑을 받아 본 기억은 한번도 고갈되지 않는다. 아무리 눈물이 우리의 얼굴에서 웃음을 가시게 하더라도. 사랑은 우리가 짐작하는 것 그 너머까지를 배려한다. 우리가 삶의 걱정들과 어울려 있는 동.. 시마을2 2009.03.30
이형기 시인 아름다운 뒷모습을 남기고 떠난 이형기 시인 2005/02/03 11:37 '낙화' 의 이형기 시인이 2일 돌아가셨습니다. 고인의 명목을 빕니다. ▲ 이형기/시인 ‘가야 할 때가 언제인가를/ 분명히 알고 가는 이의/ 뒷모습은 얼마나 아름다운가’ 시 ‘낙화(落花)’로 떠남과 이별의 미학을 보여주었던 이형기(李炯基.. 시마을2 2009.03.24
상사(想思) / 김남조 상사(想思) 김남조 언젠가 물어보리 기쁘거나 슬프거나 성한 날 병든 날에 꿈에도 생시에도 영혼의 철사줄 윙윙 울리는 그대 생각, 천 번 만 번 이상하여라 다른 이는 모르는 이 메아리 사시사철 내 한평생 골수에 전해오는 그대 음성, 언젠가 물어보리 죽기 전에 단 한 번 물어보리 그대 혹시 나와 같.. 시마을2 2009.03.16
[詩와 함께 하는 아침] 바닷속에서 물질하는 ‘어멍’을 위하여 [詩와 함께 하는 아침] 바닷속에서 물질하는 ‘어멍’을 위하여 (4) 2009년 3월 2일 / 삼성 조회(278)--> ‘엄마'라는 호칭은 세상에서 가장 따뜻한 체온을 갖고 있다. 딸도 아들도 ‘엄마'라는 말을 입에 올리면 세상에서 불어오는 거센 바람이 금방 잦아들 것만 같다. ‘엄마'는 저 제주도 귤 밭으로 불어오.. 시마을2 2009.03.04
[詩와 함께 하는 아침] 매화가 꽃망울을 터뜨렸다는 소식 [詩와 함께 하는 아침] 매화가 꽃망울을 터뜨렸다는 소식 2009년 2월 16일 / 삼성 조회(376)--> 매화가 환하게 피어 있다. 뜰에 핀 매화 향기는 더없이 좋고, 매화가지에 앉은 한 쌍의 새는 우아하고 종일 다정하다. 하얗게 핀 매화꽃을 상상해 보라. 그리고 그 매화가지에 앉은 한 쌍의 작은 새를 상상해 보.. 시마을2 2009.03.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