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은 / 김남주 사랑은 /김남주 겨울을 이기고 사랑은 봄을 기다릴 줄 안다. 기다려 다시 사랑은 불모의 땅을 파헤져 제 뼈를 갈아 재로 뿌리고 천년을 두고 오늘 봄의 언덕에 한 그루 나무를 심을 줄 안다. 사랑은 가을을 끝낸 들녘에 서서 사과 하나 둘로 쪼개 나눠 가질 줄 안다. 너와 나와 우리가 한 별을 우러러 보.. 시 마을 2008.02.22
오늘 하루의 길 위에서 / 이해인 오늘 하루의 길 위에서 이해인 제가 더러는 오해를 받고 가장 믿었던 사람들로부터 신뢰받지 못하는 쓸쓸함에 눈물 흘리게 되더라도 흔들림 없는 발걸음으로 길을 가는 인내로운 여행자가 되고 싶습니다 오늘 하루 제게 맡겨진 시간의 옷감들을 자투리까지도 아껴쓰는 알뜰한 재단사가 되고 싶습니.. 시 마을 2008.02.21
영혼이 목마를 때 / 이해인 ♡━┓ ┃오┃늘도 ┗━┛행복바구니에 많은 행복 담으세요 - 영혼이 목마를 때 / 이해인 - 주님, 나무가 목말라함으로써 뿌리들이 물을 자아올리고 마침내 꽃을 피우듯이, 사슴이 목말라함으로써 맑은 시내를 찾아 깨끗한 젖을 마련하듯이 저로 하여금 간절히 목말라하게 하소서. 제 영혼이 하느님의.. 시 마을 2008.02.05
하늘 아래에 / 박종학 창틀에 턱 괘고... 차가운 하늘 아래로 흐르는 백색의 구름은 유유한데 가슴 구석구석 드리워진 그리움 송곳처럼 빼족이 솟아나 전신을 찌르고 알게 모르게 쌓여진 그 애틋한 정은 낙엽처럼 쌓이듯 쌓여져 허허로운 가슴에 채워진 잔을 비울 수가 없어 소주로 달래봅니다. 이제는 그리움 되어버린 당.. 시 마을 2008.01.20
더 깊은 눈물 속으로 / 이외수 더 깊은 눈물 속으로 - 이외수 - 흐린 날 바다에 나가 보면 비로소 내 가슴에 박혀 있는 모난 돌들이 보인다 결국 슬프고 외로운 사람이 나뿐만이 아니라고 흩날리는 물보라에 날개 적시며 갈매기 한 마리 지워진다 흐린 날 바다에 나가 보면 파도는 목놓아 울부짖는데 시간이 거대한 시체로 백사장에 .. 시 마을 2007.11.23
내 마음에 사는 너/조병화 내 마음에 사는 너 / 조병화 너의 집은 하늘에 있고 나의 집은 풀 밑에 있다 해도 너는 내 생각 속에 산다 너는 먼 별 창 안에 밤을 재우고 나는 풀벌레 곁에 밤을 빌린다 해도 너는 내 생각 속에 잔다 너의 날은 내일에 있고 나의 날은 어제에 있다 해도 너는 내 생각 속에 세월이다 문 닫은 먼 자리, 가.. 시 마을 2007.11.14
나의 애송시 / 강현옥 나의 애송시 강현옥 좋아하는 시인이 있었다 나는 가끔 그 시인을 찾아 늦은 밤 서재에 들리는데 오늘은 도박에 빠진 그의 기사가 뉴스에 나왔다 저녁을 먹다가 전해들은 소식에 소화불량이 된 듯 답답하여 폐의 각질까지 벗겨 진 듯 저린 한숨을 반복한다 아직도 서재에는 그의 시집이 나를 바라보며.. 시 마을 2007.10.31
늘, 혹은 때때로 /조병화 늘, 혹은 때때로 조병화 늘, 혹은 때때로 생각나는 사람이 있다는 건 얼마나 생기로운 일인가 늘, 혹은 때때로 보고 싶은 사람이 있다는 건 얼마나 즐거운 일인가 카랑카랑 세상을 떠나는 시간들 속에서 늘, 혹은 때때로 그리워지는 사람이 있다는 건 얼마나 인생다운 일인가 그로 인하여 적적히 비어 .. 시 마을 2007.10.30
가을 노트 / 문정희 ★가을 노트 ....문정희☆ 그대 떠나간 후 나의 가을은 조금만 건드려도 우수수 몸을 떨었다 못다한 말 못다한 노래 까아만 씨앗으로 가슴에 담고 우리의 사랑이 지고 있었으므로 머잖아 한잎 두잎 아픔은 사라지고 기억만 남아 벼 베고 난 빈 들녘 고즈넉한 볏단처럼 놓이리라 사랑한다는 것은 조용히.. 시 마을 2007.10.27
간격 / 안도현 간 격 안도현 숲을 멀리서 바라보고 있을 때는 몰랐다 나무와 나무가 모여 어깨와 어깨를 대고 숲을 이루는 줄 알았다 나무와 나무 사이 넓거나 좁은 간격이 있다는 걸 생각하지 못했다 벌어질 대로 최대한 벌어진 한데 붙으면 도저히 안 되는, 기어이 떨어져서 서 있어야 하는, 나무와 나무 사이 그 간.. 시 마을 2007.10.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