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시 / 김용택 - 서시 /김용택 - 세월이 가면 길가에 피어나는 꽃 따라 나도 피어나고 바람이 불면 바람에 흔들릴라요 세월이 가면 길가에 지는 꽃 따라 나도 질라요 강물은 흐르고 물처럼 가버린 그 흔한 세월 내 지나 온 자리 뒤돌아다보면 고운 바람결에 꽃 피고 지는 아름다운 강 길에서 많이도 살았다 많이도 살.. 시 마을 2008.06.29
그래, 인생은 단 한번의 추억여행이야 / 김정한 그래, 인생은 단 한번의 추억여행이야 눈물겹도록 미친 사랑을 하다가 아프도록 외롭게 울다가 죽도록 배고프게 살다가 어느날 문득 삶의 짐 다아 내려놓고 한 줌의 가루로 남을 내 육신 그래, 산다는 것은 짧고도 긴 여행을 하는 것이겠지 처음에는 나 혼자서 그러다가 둘이서 때로는 여럿이서 마지.. 시 마을 2008.06.15
들 풀 / 류 시화 들 풀 / 류 시화 들풀처럼 살라 마음 가득 바람이 부는 무한 허공의 세상 맨 몸으로 눕고 맨 몸으로 일어서라 함께 있되 홀로 존재하라 과거를 기억하지 말고 미래를 갈망하지 말고 오직 현재에 머물라 언제나 빈 마음으로 남으라 슬픔은 슬픔대로 오게 하고 기쁨은 기쁨대로 가게하라 그리고는 침묵하.. 시 마을 2008.06.15
상처에 대하여 / 복효근 상처에 대하여 / 복효근 오래 전 입은 누이의 화상은 아무래도 꽃을 닮아간다 젊은 날 내내 속썩어쌓더니 누이의 눈매에선 꽃향기가 난다 요즈음 보니 모든 상처는 꽃을 꽃의 빛깔을 닮았다 하다못해 상처라면 아이들의 여드름마저도 초여름 고마리꽃을 닮았다 오래 피가 멎지 않던 상처일수록 꽃향.. 시 마을 2008.06.15
그대에게 / 이외수 그대에게 / 이외수 그리운 이름 하나있어 어둠의 끝자락 부여잡고 약속하지 않은 기다림에 가슴은 진다홍 핏빛으로 물들어 갑니다. 마음으로 부를수 있는 이름이 있다면 그것은 그리움입니다. 눈을 감고 그릴수 있는 얼굴이 있다면 그것은 사랑입니다. 그리움이 깊어 가면 사랑이 시작되고 사랑이 깊.. 시 마을 2008.06.11
택배 고마우신 하느님.. 당신이 보내주신 햇살로 꽃망울을 준비 했습니다 언제나처럼 당신이 허락하신 시간에 피우겠습니다 이번에는 어려운 문제가 많아 당신께 맡기는 짐이 많습니다 둥지밑에 내려 두었으니 바람이 가져가겠죠 이번에도 착불입니다....... 나무처럼 하늘 향해 빈손 벌리고 서 있을뿐.. 출.. 시 마을 2008.06.11
아주 달콤한 사랑 /용혜원 아주 달콤한 사랑 /용혜원 너를 보고 있으면 새가슴이 되어 콩콩 뛰고 설레임이 파도쳐 밀려온다 너에게만은 못다 한 사랑의 허물을 다 벗겨서 내 가슴이 내내 아프더라도 아주 달콤한 사랑을 하고 싶다 내 사랑은 유혹하는 혀 밑에서 녹아내리는 순간적인 쾌락의 사랑이 아니라 삶 속을 파고 들어 모.. 시 마을 2008.06.05
사랑,그리움...그리고 슬픔, 상처... / 문경찬 사랑,그리움...그리고 슬픔, 상처... 누구나 살면서 어느 날 문득 가슴 한쪽이 베인 것 같은 통증을 느낄만치 날선 그리움 한조각, 간직하고 있지 않는 사람 어디 있을까? 단지 한 편의 예쁜 시와, 감미로운 음악으로 허기진 마음 채우고 있을 뿐이지... 누구나 살면서 어느 날 문득 그 사람의 어깨에 기대.. 시 마을 2008.02.24
쓸슬하고 장엄한 노래여 / 기형도 가라, 어느덧 황혼이다 살아 있음도 살아 있지 않음도 이제는 용서할 때. 구름이여, 지우다 만 어느 창백한 생애여 서럽지 않구나 어차피 우린 잠시 늦게 타다 푸시시 꺼질 몇 점 노을이었다 이제는 남은 햇빛 두어 폭마저 밤의 굵은 타래에 참혹히 감겨들고 어둠 뒤편에선 스산한 바람이 불어온다 우.. 시 마을 2008.02.24
바닷가 우체국 / 안도현 바다가 보이는 언덕 위에 우체국이 있다 나는 며칠 동안 그 마을에 머물면서 옛사랑이 살던 집을 두근거리며 쳐다보듯이 오래오래 우체국을 바라보았다 키 작은 측백나무 울타리에 둘러싸인 우체국은 문 앞에 붉은 우체통을 세워두고 하루 내내 흐린 눈을 비비거나 귓밥을 파기 일쑤였다 우체국이 한.. 시 마을 2008.02.24